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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특별기획-산업] 녹색성장을 주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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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내년 11월, 글로벌 핫이슈를 다루는 'G20 정상회의'를 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합니다. 변 방에서 세계중심으로 도약, 국운 비상의 전환기를 맞이할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國格) 을 한층 드높일 '우리 모두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G20 정상회의가 소기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 는 정부는 물론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에 온라인 경제종합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G20, 한국이 이끈다!'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의 기념비적인 성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으는 큰 마당(특집기획 시리즈)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기획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가 공식 후원 기관으로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이유범 기자] 전 지구촌은 '녹색'과 '성장'의 융합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자원의 고갈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현상 등 총체적인 위기의식이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은 결국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는 셈이다. 미래의 먹거리 역시 녹색성장을 선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부와 재계는 이에 따라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정한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력산업인 중화학, 전자 등이 모두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리더십이 강조되는만큼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녹색산업' 중심으로 산업계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그간 우리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우리기업들의 녹색성장 전략은 크게 ▲신재생 그린에너지 개발 ▲그린IT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친환경차 개발로 구분된다.



◆ 무공해 그린에너지 개발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을 주도해온 화석연료는 이미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채연수는 각각 41년, 67년 남았다. 석탄도 앞으로 164년이면 고갈된다.

이에 20세기 후반부터 전세계는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왔으며 자원의존형 에너지 체계에서 기술주도형 그린에너지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다.

특히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가 넘어가는 초유의 고유가사태가 발생한 이후 석유 중심의 에너지체계에서 벗어나려는 우리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산업을 주도해온 중화학, 전자업계들은 기존 사업에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신규사업으로 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풍력발전 부분은 중공업 업계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효성의 경우 중공업 사업 부문의 감속기(gearbox)와 발전기(generator) 설계기술과 철탑설계 등의 기존 사업부의 축적된 역량을 가지고 있어, 풍력발전기 제작과 전력시스템 운용에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따라 효성은 1999년부터 풍력발전시스템의 국산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왔다. 2004년 자체 기술로 750kW급 풍력발전 시스템 1호기 개발을 완료했고, 2007년 2호기 개발을 완료하고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4월 초에는 독일의 풍력발전 인증 기관인 DEWI-OCC로부터 국내 최초로 750kW급 기어식 풍력발전시스템에 대한 국제 인증을 취득했다.

이와함께 지난 9월 3일에는 한국남부발전과 '풍력 국산화 공동사업' 협약을 체결, 강원도 태백지역에 20MW급 풍력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오는 2012년까지 정선과 삼척 등에 2MW 규모 발전기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9월 15일에는 한국동서발전과 강원도 강릉시에 26MW급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말 강릉시 대기리 일대에 2MW급 풍력발전기 13기를 설치하는 작업에 착공, 내년 말께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군산·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 용지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해 연간 600㎿의 풍력발전기 생산공장 을 건립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풍력발전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 풍력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6년 안에 전체 매출 중 풍력 사업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려 세계 7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반해 전자산업계는 태양광 발전에 사업 역량이 집중된 모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9월 기흥에서 '결정형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을 설립하고 태양전지를 포함한 그린사업에 2013년까지 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지난 2005년부터 태양광발전사업에 진출, LG CNS가 프로젝트 수주 형식으로 총 국내 8개 지역에 18개 발전소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폴리실리콘(LG화학)-웨이퍼(실트론)-태양양전지 셀·모듈(LG전자)-사업개발 프로젝트(LG CNS)-발전소 건설· 운영(LG솔라에너지) 등 계열사별로 원재료 생산부터 발전소 건설까지 역할분담을 확정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업계는 석유에 대한 대안을 바이오부탄올과 석탄에서 찾고 있다. 석탄의 경우 석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매장량이 100 여년 이상 남아있는 만큼 이를 이용한 기술이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곡물에서 추출되는 바이오부탄올은 휘발유와 맞먹을 정도의 높은 효율성을 갖고 있고 물성분이 없어 석유제품과 같은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SK에너지는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을 개발해 저급 석탄의 고급화 및 가스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청정 석탄 에너지는 저급 석탄의 수분 및 불순물을 제거해 고급 석탄화하는 기술이다. SK에너지측은 이 석탄을 다시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로 전환하고, 이 합성가스를 합성해 합성석유, 합성천연 가스, 화학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GS칼텍스는 KAIST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부탄올을 선택적으로 많이 생산하는 개량 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특허 출원한 상태다.

이 기술은 바이오매스 발효과정에 사용되는 균주를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아세톤의 생산을 억제하고 부탄올과 에탄올만 6:1의 비율로 생산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아세톤을 부탄올로부터 분리할 필요가 없어 공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온실가스를 줄여라

교토의정서로 요약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각 국의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은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이산화 탄소 배출량 감축 의무대상국 지정이 유력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교토의정서 계획보다 강도높은 온실가스 감축 획을 산업계에 요구했고 이를 위해 각 기업들은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IT·전자업계는 그린IT(친환경 정보기술)를 주목하고 있다. IT·전자산업이 그동안 여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이 적은 청정 산업으로 인식돼 왔지만, IT기기의 사용빈도 증가와 산업내 IT활용빈도 증가로 인해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개발·도입하는 방법이다.

LG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의 경우 '멀티기지국 설치'가 대표적인 '그린IT' 사례다. 멀티기지국이란 기존 2G와 3G 등으로 나뉘어 있던 기지국을 하나의 기지국으로 통합하는 사업으로, 이를 통해 소비전력 절감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게 이통사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LG전자 등 전자업계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제품생산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녹색경영을 선포하고 오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0% 이상 축소하고 친환경 소재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2020년까지 생산과정에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 대비 15만톤을 줄이고 제품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3000만톤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조선업계는 에너지 절감 기술과 친환경 연료를 통한 탄소배출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500억원을 투자, 가열로 44기와 보일러 53기의 연료를 벙커C유 및 등유에서 청정연료인 LNG로 교체했다.

삼성중공업은 일부 선박에 부분적 전기터빈엔진을 도입하고 5%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갖는 세이버 핀이라는 장치를 선박에 장착하고 있다.




◆ 친환경차에 올라 타라

자동차는 휘발유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연료전지차·전기자동차·클린디젤차·대체연료차 등 친환경차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친환경차 개발이 향후 자동차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로 대표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차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는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한 스마트 그린카를 국책과제로 수행중이며 현대기아차그룹이 2010년까지 실도로 주행 연비를 20% 이상 개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국가별, 업체별로 상이하게 추진되고 있는 친환경차 개발 동향을 주시하며 종합적인 대비책을 마련, 국가별 환경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별 그린카 시장 환경에 대응 가능한 체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가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일정 거리는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해 모터로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의 양산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무공해·차세대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는 현재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사용환경에서의 검증 단계에 도달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범 운행을 토대로 양산 기술 축적 및 충전소 건설 등 소량 생산 체제를 구축해 2012년 투싼 후속 모델과 스포티지 후속 모델을 연료전지차로 시범보급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핵심 부품과 원천 기술을 개발 하는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협력사들과 2013년까지 친환경차 개발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관련 조직 확대 및 핵심 인력 확충을 통해 미래차 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리튬이온전지) 상용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미래인만큼 자동차용 전지의 성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과거 브라운관이나 PDP 패널 등 디스플레이 생산이 주력이었지만 현재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 리튬이온전지(2차전지)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 5월 중순 에너지의 발전·재생·저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선언하고 전기차용 전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를 통해 2015년까지 매출 10조원을 기록, 명실상부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세계적인 대표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합작해 만든 'SB리모티브(SB LiMotive)'가 독일 BMW의 양산 전기차에 들어갈 전지를 단독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정확한 집계는 불가능하지만 국내외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 전기차용 2차전지 납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현대차에서 양산을 시작한 아반떼 하이브리드차에 2차 전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해외 글로벌 자동차회사와도 전기차용 2차전지를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여기에 종합에너지 회사를 선언한 SK에너지도 독일 다임러 그룹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Global Hybrid Center)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미쯔비시 후소(Mitsubishi Fuso)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 성공조건은? 정부지원과 기업의 선별투자 조화

전문가들은 녹색성장의 남은 과제로 기술개발과 보급에서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사업과 친환경차의 경우 시장참여가 늦어 경쟁에 뒤쳐지고 있으며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평가다.

신재생 에너지인 세계 태양전지시장은 현재 독일 큐셀, 일본 샤프, 중국 선테크가 선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0.7%에 불과하다. 여기에 태양광의 기술수준도 선진국 대비 60~80%에 불과하고 핵심소재나 부품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차도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모두 기술적으로 일본 도요타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또 최근 현대 기아차에서 아반테, 포르테 등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했지만 가격적인 부담으로 소비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박영주 연구원은 "태양광이나 친환경차 모두 시기적으로 외국보다 뒤늦게 참여한 탓에 기술적으로 뒤 쳐지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라며 "상용화시점이 언제인가 관건일뿐 향후 해당기업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친환경차의 경우 비싼 가격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속적인 보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태양광사업은 제조공정이 반도체나 LCD 제조공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삼성이나 LG의 경우 성공가능 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의 이서원 책임연구원은 "녹색성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지원과 개별 회사들의 선별된 투자가 맞물려야 한다"며 "현재 정부가 녹색성장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태양광부분은 최근 지원제도를 바꾸면 서 태양광업체 어려움 이 늘어나는 등 일관성있는 정책지원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정책이 자주 바뀌면 기업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없으므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정하고 투명한 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며 "기업도 무턱대고 뛰어들 것이 아니라 어떤 사업이 사업가치가 있는지 충분히 파악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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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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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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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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