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클래리티법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해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렸다.
- 비트코인은 16일 7만5000달러대로 밀리고 롱 5억7000만달러가 청산됐다.
- 이제 시장은 연준 회의와 워시 의장의 추가 긴축 신호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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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기대 꺾인 시장, 이제 연준 금리 결정에 촉각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정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16일 7만5000달러대로 밀렸고, 하루 만에 5억7000만달러가 넘는 롱(가격 상승 베팅)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코인베이스와 써클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일제히 급락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이날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이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향후 추가 긴축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내느냐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단기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 클래리티법 좌초…하루 새 롱 5.7억달러 청산
미 상원은 전날 클래리티법을 진전시키기 위한 절차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를 기록했다. 법안의 절차 진행에 필요한 60표에 크게 못 미쳤다.
클래리티법은 미국에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어떤 규제 체계 아래 둘 것인지 기준을 마련하고,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가상자산 현물시장에 대한 더 큰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미국에서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려면 명확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며 수년간 법안 통과에 공을 들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의 윤리 조항과 관련해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보도가 이번 주 초 나오면서 통과 기대는 더욱 커졌다.
시장도 미리 움직였다. 비트코인은 14일 약 7만7000달러에서 한때 8만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가 꺾였고, 실제 표결에서 법안이 60표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매도세가 거세졌다.
비트코인(BTC)은 지난 24시간 동안 약 1.4% 하락해 7만58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한때 7만5000달러선까지 밀렸다. 이더리움(ETH), BNB, 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법안 통과를 기대하며 상승 쪽으로 쏠렸던 파생상품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약 5억7100만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지난 8월 22일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 청산액은 약 1억달러에 그쳤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롱 포지션에서 각각 약 1억9000만달러가 청산됐다. XRP는 약 3000만달러, 솔라나는 약 2200만달러의 롱 포지션이 사라졌다.
앞서 시장에서는 클래리티법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이더리움과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토큰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법안 통과를 기대한 상승 베팅이 몰렸다가 표결 실패와 함께 한꺼번에 되감긴 셈이다.
다만 법안이 좌초됐다고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정비 작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CFTC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자체적인 규칙 제정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 상원에서 입법이 막히면서 당분간 규제 논의의 무게중심은 행정부와 독립 규제기관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 코인베이스·서클 9% 안팎 급락
충격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가상자산 관련주로도 번졌다.
코인베이스(COIN)는 15일 10% 넘게 하락했으며,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도 약보합에 머물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RCL)은 전날 11%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날 개장 전 1.5% 밀리고 있다.
로빈후드(HOOD)는 3%, 불리시(BLSH)는 5%, 마라 홀딩스(MARA) 등 관련주의 주가도 일제히 약세다.
다만 클래리티법안 표결 실패만으로 이날 매도세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16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인 것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 이제 시선은 연준으로…25bp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려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높일 가능성을 거의 전부 반영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올해 말까지 최소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금리 인상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향후 긴축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느냐에 쏠린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로빈 브룩스는 현재 시장에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이미 반영돼 있어 워시 의장이 이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룩스는 "연준 회의는 워시에게 악몽과도 같다"며 "시장에 반영된 모든 금리 인상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기자회견이 시장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크고, 달러는 하락하는 반면 장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상 국채 수익률 상승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비트코인이나 금에 악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리가 왜 오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데다 국제유가마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선 상황에서 연준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시장이 중앙은행의 물가 억제 의지를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오를 수 있다. 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비트코인과 금 등 달러 표시 자산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
JP모간의 시나리오 분석도 비슷하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도 명확한 매파적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현재 통화정책이 여전히 지나치게 완화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이 향후 50bp 인상 등 더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장기 국채 수익률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미 5%에 근접해 있으며 올해 들어 약 80bp 상승했다. 특히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재정과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이 반드시 비트코인과 금에 악재로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