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 정부가 15일 방위비를 GDP 3.5%로 올리는 안을 검토했다.
- 미국 압박 속에 약 24조엔이 필요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
- 국채 금리 급등과 엔화 약세로 시장 불안이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중기 목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실제로 목표가 설정될 경우 현재 방위 관련 지출의 두 배 이상인 약 24조엔(약 211조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돼, 방위비 증액과 대규모 재정지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일본 정부의 재정 운용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본 방위 당국자들은 최근 미국 측과의 협의에서 방위비를 대폭 늘릴 의향을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이 검토하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는 한국이 제시한 것처럼 향후 10년에 걸쳐 방위비를 GDP의 3.5%까지 높이는 방안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3.5%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일부 일본 당국자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약속할 단계가 아니며, 목표가 공개될 경우 그 존재 자체를 부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역시 공개적으로는 방위비를 특정 금액이나 GDP 대비 비율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방위력의 내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일본이 방위비 대폭 증액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고 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일본에 GDP 대비 3.5%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피해왔지만, 방위비를 크게 늘리기를 기대한다는 점은 분명히 해왔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지난달 일본의 방위비와 관련해 "일본이 한층 더 노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미 방위비 증액 속도를 크게 높였다. 2022년까지 GDP의 1% 안팎을 사실상의 상한선으로 삼던 기존 기조를 바꿔 2027년도까지 방위비를 GDP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2% 목표 달성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겼다.
현재 일본의 방위비와 관련 경비는 약 10조6000억엔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 4월 이 금액이 2022년 명목 GDP를 기준으로 하면 GDP의 1.9%에 해당하지만, 올해 GDP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5%라고 설명했다.
이를 현재의 GDP 전망에 단순 적용하면 GDP의 3.5%를 방위비로 투입하기 위해서는 약 24조엔이 필요하다.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문제는 일본의 재정 여건이다. 일본 국채 금리는 이미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이달 들어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인플레이션과 정부의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에 더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친 결과다. 15일에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를 웃돌며 재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보여줬다.
방위비 3.5%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국채 발행 확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방위비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40년까지 민관 합계 370조엔이 넘는 투자를 추진하는 성장 전략을 내놓았다. 여기에 방위비까지 대폭 늘리면 정부 지출 확대가 일본의 재정 건전성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동시에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15일 일본에서는 관련 보도가 전해진 뒤 30년물 국채 금리가 4.150%까지 상승했고, 한때 2% 이상 하락했던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방산 관련주는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확대했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의 아이바 다이스케 애널리스트는 국채시장 반응에서 나타난 것처럼 재정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번 소식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현재 제한적인 범위를 넘어 실제로 방위력을 확대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비 3.5% 목표에 신중한 또 다른 이유는 재원 문제다.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는 지난 6월 3.5% 목표를 설정한 국가들의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일본도 방위비 증액을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목표 수치나 증액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일본은 이미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상과 함정에서 발사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 장거리 반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방위성은 내년 4월 시작되는 회계연도 예산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약 8조9000억엔을 요구했다. 전년도보다 0.9%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예산 요구액 가운데는 구체적인 금액을 적지 않은 '사항 요구'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최종 방위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엔화 약세로 해외에서 방위 장비를 조달할 때 일본의 구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일본이 설령 GDP의 3.5%를 방위비로 지출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보다 실질적인 군사비 비중은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토가 합의한 3.5%는 무기 구입과 병력 급여 등 이른바 핵심 방위비에 적용된다. 나토 회원국들은 여기에 더해 중요 인프라 보호 등 방위 관련 지출에 GDP의 1.5%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반면 일본은 핵심 방위비와 해상보안청 예산 등 비핵심 방위 관련 지출을 묶어 GDP 대비 목표를 산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이 같은 3.5%를 제시하더라도 실제 군사력에 직접 투입되는 지출 비중은 나토 국가들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일본 담당 석좌인 로버트 워드는 일본에서 방위비의 대폭 증액을 위한 정책적·관료적 준비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결국 남은 문제는 일본이 언제 GDP 대비 3.5% 수준으로 방위비를 끌어올릴 것인가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워드는 "5년이든 10년이든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감안하면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