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6일 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고 비거주·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키웠다.
- 임대 목적 주택은 매각·실거주·월세 전환 유인이 커져 전세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 가능성이 제기됐다.
- 정부는 수도권 공급 확대와 공공·민간 임대 유인 강화로 세제개편에 따른 임대 물량 부족과 시장 불안 완화를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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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임대 주택 세 부담 강화…직접 입주·월세 전환 유인
매각 유도해도 임대 공급 줄 수도…공급·금융대책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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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집주인'을 넘어 '세입자'로 향하고 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는 대신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는 세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제도가 손질되면서, 일부 임대주택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는 이런 변화가 단순히 집주인의 세금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전세 공급 감소와 전셋값 상승으로 번질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정부가 세제 개편과 함께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도 이런 파장을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실거주 중심' 과세 개편…임대 공급 축소 가능성
6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된다. 반면 주택을 보유하고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원으로 축소된다.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지 않는 주택 보유자는 기본공제 9억원 가운데 4억원을 일괄 공제받고, 나머지 5억원은 전체 주택가액에서 실제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차등 적용받는다. 보유 주택 중 어느 곳에도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는 거주 주택의 가액 비중이 0이 되므로 기본공제액은 4억원으로 제한된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보유 형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2027년 70%, 2028년 이후 80%가 적용된다. 1세대 1주택자는 2028년 80% 인상 대상에서는 제외되며, 2027년 70%로 조정된 뒤 해당 비율이 유지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8년부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명칭과 공제 방식이 단계적으로 개편된다. 내년까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2028년에는 보유기간보다 거주기간의 반영 비중을 높인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실제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장기거주 소득공제에는 인별·양도물건별 한도도 신설된다. 공제 한도는 2028년 각각 20억원, 2029년 이후 각각 10억원으로 설정된다.
이번 세제개편에서 드러난 정부의 셈법은 명확하다. 실거주 혜택을 키우고 다주택자 세 부담을 정상화하면, 임대 목적으로 묶여 있던 주택이 매매시장으로 흘러나올 것이라는 구상이다.
그러나 집주인의 선택지가 매각 하나만은 아니다. 비거주 상태로 주택을 보유할 때 세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은 집을 팔거나 직접 들어가 살 수도 있다. 계속 보유하기로 한다면 늘어난 비용을 월세로 회수하려는 유인이 커진다.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면 해당 주택은 곧바로 전세시장에서 빠진다. 다만 그가 이전에 살던 집을 다시 임대시장에 내놓는다면 전체 공급 감소 폭은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세제개편이 전세 공급에 미칠 영향은 주택 한 채의 이동이 아니라, 집주인과 세입자가 연쇄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 보유세 부담, 임대료 전가 가능성…전월세 가격 반영
부동산 세제에서는 법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주체와 경제적으로 부담을 지는 주체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보유세는 집주인이 납부하지만, 임대주택 공급과 임차 수요의 여건에 따라 세 부담의 일부가 임대료를 통해 세입자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가 규모는 시장의 수요·공급 탄력성과 공실률, 지역별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세입자의 주거 이동이 쉽지 않다면 집주인이 보유세 인상분의 일부를 전월세 가격에 반영할 여지가 커진다. 특히 월세는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유세와 관리비, 금융비용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응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월세 전환 여부는 금리, 공실 위험, 임대소득세, 보증금 반환 부담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된다.
전세는 임대인이 큰 규모의 보증금을 받아 운용할 수 있는 구조지만, 계약 종료 때 이를 반환해야 하는 부채성 자금이기도 하다. 전세대출 금리와 보증 요건의 변화, 전세사기 우려 등은 세입자의 전세 이용과 임대인의 보증금 운용 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월세는 매월 임대수입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보유비용을 충당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의 보유비용이 증가하면 임대인은 전세 유지, 반전세·월세 전환, 매각, 직접 거주 가운데 월세 수입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세제개편이 전세를 곧바로 월세로 전환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와 대출 규제 등으로 진행돼 온 임대차시장 구조 변화에 월세 전환 유인을 더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보유세 인상분이 임대료로 얼마나 전가될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공급이 충분하거나 공실이 많으면 임대인이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넘기기 어렵고, 반대로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임차 수요가 유지되면 임대료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렇더라도 계약갱신 제도와 지역별 경쟁, 임차인의 지불능력 등에 따라 실제 전가 폭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세제개편이 전월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때는 세율 변화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별 입주물량, 금리, 전세대출 및 보증 규제, 임대주택 공실률, 전세사기 위험, 세입자의 매수 전환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다.
◆ 집 팔면 전세시장 안정될까…매각 유도의 역설
정부는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양도소득세 중과를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해 보유 주택의 매각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이 매매시장에 늘어나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집값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매물 증가가 실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매수 수요와 지역별 공급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각이 늘어난다고 전월세시장까지 자동으로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 중인 주택을 매수자가 직접 거주용으로 전환하면 해당 주택은 임대차시장 공급에서 빠진다. 반면 다른 임대사업자가 매수하면 임대 공급이 유지될 수 있으므로, 매각 자체보다 매수자의 이용 형태가 전월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한다.
기존 세입자가 해당 주택을 매수해 입주하면 임대수요와 임대주택이 함께 줄어든다. 그러나 대출 규제와 높은 주택가격 등으로 기존 세입자의 매수 전환이 제한되고 다른 실수요자가 주택을 매수해 입주하면, 기존 임대수요는 남은 채 임대주택만 줄어들 수 있다.

거래 과정의 세 부담이 여전히 높다면 집주인이 매각 대신 장기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소유자는 세금과 거래비용, 향후 가격 전망을 종합해 증여나 보유 연장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보유 부담은 강화되는데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가 한시적이거나 완화 폭이 제한되면, 정부가 기대한 만큼 매물이 출회되지 않고 거래가 위축되는 매물 잠김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세제는 시장 참여자의 매각·보유·임대·거주 선택에 영향을 주지만, 실제 결과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취득세 등 거래 과정의 세 부담, 대출 규제, 금리, 신규 공급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보유 부담만 높이고 거래 문턱을 충분히 낮추지 않으면 일부 소유자가 매각보다 장기 보유나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세제만으로 부족…거래 정상화·임대 공급 함께 가야
주택시장은 세금 하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취득세 등 거래 과정의 세 부담, 금리, 대출 규제, 신규 입주물량, 민간 임대사업의 수익성이 함께 시장 참여자의 매각·보유·임대·매수 결정을 좌우한다.
실거주 혜택을 높이고 비거주 주택의 부담을 강화하는 정책은 비거주 주택의 매각이나 실거주 전환을 유도해 매매 물량을 늘리려는 취지다. 다만 임대 중이던 주택을 매수자가 직접 거주용으로 전환하면 해당 주택이 임대차시장에 공급되지 않을 수 있어, 매매시장 매물 증가가 전월세시장 안정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보유세 부담은 커지는데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거래 과정의 부담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거나, 양도세 완화가 한시적·제한적으로 이뤄지면 일부 시장 참여자는 매각보다 장기 보유를 선택할 수 있다. 주택 유통을 촉진하려면 거래 과정의 세 부담을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유세 제도도 납세자가 향후 부담을 가늠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안정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누진세율, 세 부담 상한이 함께 작동하면 납세자가 실제 세 부담 변화를 계산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제도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세제개편으로 비거주 주택의 매각이나 실거주 전환을 유도하면서, 그 과정에서 줄어들 수 있는 임대 물량을 대체할 공급 경로를 마련하는 데 있다. 공공임대뿐 아니라 민간이 장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할 유인과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매매 매물은 늘어도 전월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세제개편과 함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공공택지 사업 속도 제고도 추진하고 있다.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의 착공·분양을 확대하는 한편, 서울과 경기의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공급계획 발표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인허가·착공·준공에 시간이 걸려 단기적인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는 세제개편으로 실수요 중심 시장을 유도하는 동시에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는 정책 조합으로 풀이된다. 세금만으로 집값과 전월세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려운 만큼, 실제 공급이 언제 얼마나 입주 물량으로 전환되는지가 정책 효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손꼽힌다.
■ 한 줄 요약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은 임대주택의 매각과 실거주 전환을 유도해 전세 공급 감소와 월세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병행하려는 것도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결국 세제와 공급 정책이 함께 맞물려야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