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철강사들이 4일 중국발 공급과잉 속 고부가 제품 확대와 AI데이터센터 수요 공략에 나섰다.
-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은 자동차강판·전기강판·에너지용 강관 등 분야별로 북미·데이터센터 등 시장 다변화를 추진했다.
- 다만 중국이 전기강판·자동차강판 등 고급재 기술을 빠르게 추격해 국내 철강사는 저탄소 제철과 초고급 강재로 격차 확대가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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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HyREX·현대제철은 북미...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중국발 공급과잉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생존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생산량과 가격으로 맞서기보다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에너지용 강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일부 고급 강재 수요를 견인하며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이 범용 철강 시장에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과 친환경성을 앞세운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본다. 다만 최근에는 중국이 고부가 제품까지 빠르게 추격하면서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中 공급과잉, 감산해도 못 미치는 이유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6~2030년 15차 5개년 계획 기간 조강 생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무허가 설비 증설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그러나 감산 효과는 제한적이다. 지난 6월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오히려 전년 동월보다 0.4% 증가한 8370만t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상반기 전체 생산량(8700만t)에 맞먹는 한 달치 물량이다. 중국이 여전히 글로벌 공급과잉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하반기 철강업계의 최대 변수는 중국 감산의 실효성이다. 감산이 실질적인 공급 축소로 이어진다면, 철강 시황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반면 생산 증가세가 반복되면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철강사들은 인건비와 전력비, 환경 규제 비용 부담으로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범용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 포스코는 HyREX·현대제철은 북미...기업별 차별화 뚜렷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모두 고부가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집중 분야는 뚜렷하게 갈린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과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 고급 후판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저탄소 제철기술인 수소환원제철(HyREX)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이 기술은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며, 이후 기존 고로를 단계적으로 대체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현대제철이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포스코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총사업비는 58억 달러 규모로,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전기로 방식은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탈탄소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조선·해상풍력·에너지플랜트용 고급 후판과 컬러강판을 양축으로 고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계열사 동국씨엠은 '럭스틸'과 '앱스틸' 등 고부가 컬러강판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한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로 저가 제품 유입이 줄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세아제강은 미국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유정용 강관(OCTG)과 라인파이프(Line Pipe) 등 에너지용 강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미주 시장 공략과 함께 해상풍력·LNG용 강관을 늘리고, CCUS와 수소 이송용 강관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 AI 데이터센터가 새 수요...변수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철강업계의 새로운 기회다. 전체 철강 수출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유럽의 보호무역 강화로 부진하지만, 데이터센터용 전력·냉각 설비에 필요한 고급 강재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구조재부터 설비 지지재까지 적용 범위가 넓은 시장으로, 제품 단위가 아니라 전체 프로젝트를 겨냥한 공급 전략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할수록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포스코는 전력용 전기강판과 PosMAC 등 전략 제품을 앞세워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용 철강 판매 100만t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겨냥한 통합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AI 인프라 및 에너지용 강재 수요처 발굴 및 시장 공략을 위해 TFT를 업계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며 "시장 다변화를 통한 새로운 수요처 발굴 및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의 변동성과 통상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면 이를 장기 성장동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 고부가도 안심 못해...中 기술 추격 본격화
일각에선 고부가 전략 역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범용재 중심이던 중국 철강업체들이 전기강판과 자동차강판 등 고급 강재 시장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서우강은 지난해 두께 0.10㎜의 초박형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을 선보였다. 또 하북강철(HBIS)은 체리자동차와 공동으로 2400MPa급 초고강도 열간성형강을 공개하며 차세대 자동차용 강재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바오우(Baowu)도 고급 전기강판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철강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만으로는 중국을 이기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탄소 제철기술과 초고급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에너지용 특수강관 등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것이 국내 철강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