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국회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위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 토론회를 열었다.
- 코스피 지수는 올랐지만 PBR 1배 미만 저평가 기업은 오히려 늘어 낮은 주가가 대주주 상속·증여세 절감 수단이 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참석자들은 PBR 하한 설정, 최대주주 할증 폐지, 공시·세제·시장 규율을 종합 설계해 대주주가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도록 유인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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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 아끼려 기업가치 억누르는 구조가 문제"
할증평가 폐지, 신탁 납부 등 제도 대안 잇따라
21일 국회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 열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주가순자산배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기업은 오히려 늘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수 상승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낮은 주가가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 절감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유인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는 상장주식의 상속·증여 평가 방식을 손질해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기업가치 제고라는 같은 방향으로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이날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와 이훈기·이소영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제도 개선의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PBR 0.8배를 일률적인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업종별 차이와 복잡한 지배구조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발제에서 "지수는 많이 올랐지만 PBR 1배 미만 기업은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PBR 1배 미만 기업은 지수 상승 전 567개에서 최근 603개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대형주 5곳을 제외하면 지수 흐름도 1년 전보다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수 상승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개별 종목으로 보면 싼 회사가 더 늘었다"며 "낮은 주가가 대주주의 상속·증여세 절감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에 현금을 쌓아두거나 배당과 자사주 소각, 투자자 소통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경영 판단이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특정 기업이나 최대주주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를 낮게 유지할수록 상을 주고 세금을 깎아주는 역설적인 구조"라며 "행위 규제는 두더지 잡기에 가까운 만큼 낮은 주가로 얻는 이익 자체를 겨냥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주식의 평가액에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두는 대신 정상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인 최대주주에게는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상장주식 물납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유인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상속·증여 시점에 주가를 낮추는 것이 유리한 현행 구조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김 교수는 "세법과 자본시장법에 더해 인수합병(M&A) 제도와 시장 규율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제도적으로 완성할 수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합병가액의 공정한 평가,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도 입법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평가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만수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장은 "법안의 취지와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PBR이 낮은 기업만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주가를 낮출 유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시가를 아예 부인하는 데 대해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우리 시장의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주식에 적용하는 보충적 평가 방식을 상장사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수백 곳에 이르거나 해외 비상장사를 보유한 기업,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얽힌 기업은 하나의 순자산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하위 기업의 가치를 연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획일적인 PBR 기준의 한계를 짚었다.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PBR 1배나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업종별 특성과 경기순환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 평균이나 중간값 대비 미달 같은 기준이 제시돼야 정책 수용성이 확보된다"며 "밸류업의 성패는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시장과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도 "PBR이 시장 상황과 회계 처리, 자산 재평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지표"라며 "최대주주의 사익을 위한 주가 누르기라는 의도와 목적을 구별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의무화할 경우 형식적인 공시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공시를 하게 하는 것과 질적인 공시를 내게 하는 것 사이에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실질 순자산가치를 어떻게 계산할지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심혜섭 변호사는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명목 PBR만으로는 오래전에 취득한 부동산과 상장 자회사, 자사주의 가치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손자회사 가치가 자회사에, 자회사 가치가 지주회사에 반영되지 않아 부당한 이중 할인 구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하거나 물납할 경우 물량이 시장에 풀려 주가를 누를 수 있다"며 "주식을 신탁에 넣고 세금을 배당으로 내게 하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저평가 기업의 주가를 정부가 직접 끌어올리는 방식보다 대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도록 세제와 공시, 시장 규율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수 상승의 온기가 일부 대형주에만 머물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낮은 주가를 장기간 방치해도 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이날 토론회의 결론이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