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일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해 건설업계에 새 수주 기회가 생겼다.
- 용인·평택은 부지·인허가가 진행돼 공사와 매출 인식이 빨라지고, 서남권은 절차가 남아 장기 과제로 여겨진다.
- 총 1400조원 규모 산업단지·전력·데이터센터 투자로 대형·중견 건설사 일감이 확대돼 지방 건설경기 반전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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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클러스터 준공 단축에 대형사 주목
데이터센터·배후도시도 새 먹거리 부상
서남권 개발 땐 지방 건설사도 기회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가 건설업계의 새로운 수주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신규 부지 개발이 필요한 서남권 사업지보다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평택 지역이 상대적으로 매출 인식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용인·평택부터 달린다…반도체 공사 '수주 시계' 빨라져
2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반도체 생산시설과 데이터센터, 배후시설 발주 확대 등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와 지방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초대형 산업 인프라 투자가 새로운 수주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거점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서남권을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존 평택·용인 등 수도권 팹 증설은 앞당기되, 전력·용수·부지 제약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반도체 산업의 성장축을 지방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광주에는 총 80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참여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고, 인허가와 부지 조성, 건축 절차를 단축해 생산능력 확충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부산·구미 등 동남·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혁신거점으로, 충청권은 HBM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360조원을 투입하고 공장 6기를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당초 2047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이번 계획 변경으로 완공 시점이 7년 앞당겨졌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를 기존 122조원에서 600조원으로 키운다. 공장 6기 완공 시점을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단축할 계획이다.
건설업계가 단기적으로 더 주목하는 곳은 서남권보다 용인 반도체 권역이다. 장기 파이프라인 확대 측면에서 의미는 크지만 신규 부지 확보와 보상, 인허가, 전력·용수 확보 등 선행 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용인은 산단계획 승인과 토지 확보, 인프라 조성이 이미 진행 중인 데다 이번 발표를 통해 준공 날짜도 빨라졌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확보된 부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수주와 매출 인식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신규 부지형 프로젝트는 토지 확보와 보상 인허가 및 전력, 용수 확보를 거쳐야 하므로 투자금액이 크더라도 실적 반영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며 "이 같은 기준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공사 기간"이라고 말했다.
기존 반도체 공장 시공 경험을 보유한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해외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반도체 팹에는 생산동뿐 아니라 초순수, 폐수처리, 대기오염가스 저감 등 환경·유틸리티 설비가 함께 들어가는 만큼 관련 역량을 갖춘 삼성E&A도 후보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핵심 공사를 수행 중인 SK에코플랜트도 추가 발주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 팹·변전소·복리시설까지…반도체 일감 확산
중견 건설사와 전문기업으로도 일감이 확산될 수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SK에코플랜트와 SK하이닉스 청주 P&T7 신축 프로젝트 관련 635억원 규모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청주 P&T7은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패키지·테스트 공장이다. 아이에스동서는 PC벽체 시공 공정 하도급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원도급 형태로 SK하이닉스 용인캠퍼스 상생시설 신축공사를 약 1924억원에 수주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삼성전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평택 345kV(킬로볼트) 변전소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본공사는 계열사나 대형사가 맡더라도 일부 공정은 하도급 형태로 재배분되는 만큼 반도체 투자는 중견사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공사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업계에서도 수주 준비가 빨라지고 있다"며 "당장 모든 물량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용인과 평택처럼 절차가 진행된 곳은 일정 부분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부문이 위축된 상황이라 하이테크와 인프라 발주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아진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AI 데이터센터도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정부는 18.4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최대 AI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28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은 향후 관련 수주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 지방 건설경기 반전 카드 될까…"구체화 전까진 긴장"
서남권 개발이 구체화되면 침체된 지방 건설업계에도 활기가 돌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수도권에 본사를 둔 건설사의 건설공사 계약액은 47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늘었다. 반대로 비수도권은 5.4% 줄어든 26조3000억원에 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서울지수는 83.8로 전월 대비 17.3포인트(p) 올랐지만 지방지수는 62.7로 2.6p 하락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는 규모만 1400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으로 산업단지 조성, 생산시설 건설, 전력 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 배후 도시 건설 등에서 건설업계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지역 건설사 입찰 우대 관련 규정을 고려할 때 기반 시설과 배후 개발 사업의 경우 대형사와의 공동이나 단독 입찰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남권 반도체 팹의 경우 장기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확한 입지와 사업 범위, 착공 일정, 기업 입주 계획, 교통망 확충 여부 등 세부 내용이 확정돼야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지역의 개발 호재는 구체화될수록 지역 가치에 반영된다"며 "기존 개발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용인·평택과 달리 서남권 등 지방은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계획이 나올수록 수요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