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15일 코스피가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했다
- 증권가는 AI·반도체 호황을 바탕으로 연말 코스피 1만포인트와 글로벌 시총 상위 5위 진입을 전망했다
- 외국인 매도와 단기 변동성 우려에도 이익 성장과 AI 인프라 확산으로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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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1만~1만500포인트 전망…이익 추정 상향 지속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집중되면서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도 빠르게 불어났다.
코스피 8000 돌파는 단순한 지수 이벤트를 넘어 한국 증시의 글로벌 지위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국내 증시는 AI 반도체 랠리를 기반으로 영국, 캐나다, 대만 증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 말 한국 증시가 글로벌 상위 5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25포인트(0.27%) 오른 8002.66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DRAM),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고, 두 종목은 코스피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가 AI주 중심의 나스닥 강세,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엔비디아 H200 수출 승인 기대,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의 수급 분산 효과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전날 국내 증시는 코스피 1.8%, 코스닥 1.2%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도 우호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일부 반도체주의 차익실현에도 다우지수 0.7%, S&P500지수 0.8%, 나스닥지수 0.9% 상승으로 마감했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어닝 서프라이즈, 4월 소매판매 지표의 컨센서스 부합,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안도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키웠다.
유안타증권은 2026년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7600~1만포인트로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연말 코스피 1만포인트 안착을 전망했고, 최선 시나리오에서는 1만1600포인트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KB증권도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포인트에서 1만500포인트로 40% 상향했다. 배당할인모델 기준 요구수익률 12.71%, 영구성장률 3.17%, 코스피 배당성향이 2036년까지 40%로 높아진다는 가정을 반영했다.
◆ 시총 5조달러 가시권…이익 기여도는 세계 2위
한국 증시 재평가의 핵심 근거는 이익 규모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가 연말 1만포인트에 도달할 경우 코스피의 달러 환산 시가총액이 현재 4조1000억달러 수준에서 5조40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코스닥까지 합산하면 한국 증시는 글로벌 상위 5위 시장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전세계지수(MSCI AC World) 기준 한국의 시가총액 비중이 2.3%로 세계 7위권에 그치지만,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330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고 분석했다. 일본, 영국, 중국, 대만보다 한국의 예상 순이익 규모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익 기여도와 시가총액 비중의 격차도 크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MSCI AC World 내 한국의 이익 기여도는 5.9%로, 시가총액 비중 2.3%를 3.7%포인트 웃돈다. 한국 기업의 이익 규모에 비해 증시 내 반영 비중이 낮다는 분석이다.
KB증권도 올해 코스피 실적 개선 강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919조원으로 추정했다. 2027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1240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도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5년 91조원에서 2026년 630조원, 2027년 90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2026년 실제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390조원대, SK하이닉스 280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제시했다.
◆ AI 공급국으로 재평가…반도체 넘어 전력·로봇까지
한국 증시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한국을 AI 사용국이 아니라 AI 설비투자를 제조업 이익으로 흡수하는 공급국으로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증설 이후 병목이 연산에서 전력망, 발전, 저장장치로 이동하고 있으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기기, 원전·발전설비, 2차전지를 동시에 보유한 제조업 공급망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코스피 8000 돌파를 반도체 주가 급등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AI 투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중심의 연산 인프라에서 전력망, 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물리적 인프라로 확산되면 한국 제조업 전반의 수출과 수주잔고,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KB증권도 메모리 반도체를 희소 전략 자산으로 평가했다. 2026년 AI 시장이 에이전틱 AI로 진입하고, 2028년 이후 피지컬 AI로 확장되면 실시간 추론을 위한 메모리 용량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 확보가 중요해진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단순 하드웨어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성능을 좌우하는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코스피 8000 이후의 관건은 주도주 흐름이다. 유안타증권은 하반기 주도 업종으로 반도체와 함께 조선, 기계, 상사·자본재, IT하드웨어, 은행, 증권을 제시했다.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AI 인프라, 전력망, 발전설비, 금융·밸류업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KB증권은 상승 업종이 넓게 확산되기보다 주도주 집중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초강세장에서 주도주 쏠림은 반복돼 왔으며, 이번 장세에서는 반도체, 전력, 우주, 로봇 등 AI 관련주가 주도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 외국인 매도는 부담…"구조적 이탈보다 차익실현"
다만 외국인 수급은 부담 요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5월 이후 8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약 20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2026년 3월 35조7000억원, 2월 21조원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의 순매도 규모다.
다만 이를 외국인 자금의 구조적 이탈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이 약 6300조원대로 커져 올해 1~3월 4000조원대에 비해 시장 체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월간 일평균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도 금액 비중이 5월 0.34%로, 2월 0.47%, 3월 0.81%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 배경도 이전과 차이가 있다. 2~3월 순매도는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우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실적 부담, 전쟁 리스크 확대 등이 배경이었다. 반면 현재는 메모리 업사이클 기대가 강화된 가운데 미·이란 종전 협상 돌입,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안도감 등으로 펀더멘털과 지정학적 환경이 당시보다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외국인 매도가 한국 시장 이탈이라기보다 단기 급등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5월 이후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각각 41.6%, 29.2% 급등했고, 외국인 순매도도 반도체 16조8000억원, 자동차 8000억원 등 두 업종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 8000 이후 과제는 이익 지속성과 변동성 관리
단기 리스크도 남아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여진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주의 차익실현 가능성, 미·이란 협상과 국제유가 흐름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KB증권은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버블 붕괴로 이어지려면 경기 사이클 붕괴나 금리 급등 같은 명확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해당 신호가 향후 3~6개월 안에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도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코스피의 최대 하락 폭은 고점 대비 10% 내외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악의 무력 충돌이나 시스템 리스크가 아니라면 3월과 같은 추세적 위기보다 순환적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키움증권은 월평균 약 9조3000억원씩 늘어나는 예탁금, 8배 초반 수준의 선행 주가순이익배율(PER), 약 890조원대로 상승한 코스피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등을 근거로 증시 랠리의 동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순매도 확대가 곧바로 증시 하락 추세 전환과 전반적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