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마다 급등락…외환보유액 39억달러↓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환율 변동 폭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3월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서울외국환중개·한국자금중개 합산, 주간 거래 기준)은 일평균 139억1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2000년대 이후 하루 60억~90억달러 수준이던 현물환 거래량은 2023년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작년과 올해 초까지 100억~110억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지난달 140억달러(약 21조원)에 육박했다.
이같은 거래 급증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환율이 급등락하면 환차익을 노린 거래와 환 리스크 관리를 위한 헤지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 거래량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은 11.4원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전환 기대감에 환율이 급락했던 2022년 11월(12.3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관련 발언과 SNS 메시지에 따라 환율이 하루 20~30원씩 출렁이는 이례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일에는 환율이 하루 만에 26.4원 급등해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세 충격 당시(33.7원)에 이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10일에는 전쟁이 조기 종전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26.2원 급락했다. 종가 기준 1500원을 돌파한 지난달 19일 이후에도 '널뛰기 장세'는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이란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환율은 22원가량 급락하며 1490원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미국·이란 협상이 결렬되고 중동 긴장이 이어지자 환율은 다시 급등해 31일 장중 1536.9원까지 치솟았다.
외환당국도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달러 매도 등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9억7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지난해 4월 미국 상호 관세 발표 당시(-49억9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이달 들어서도 환율은 중동 정세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일 종전 기대감으로 30원 가까이 떨어졌다가,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20원가량 급반등했다. 1∼3일 평균 거래량은 121억4500만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