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와 국민은 별개" 대미 여론전
"정당방위 차원 대응" 강조 대화 여지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민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대립의 길은 그 어느 때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무익하다"며 외교적 협상을 통한 대립 해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서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이란 전쟁에 관해 대국민 연설을 하기 불과 몇 시간 전 공개됐다.
특히 이번 공개 서한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휴전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뒤 나와 눈길을 끌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어조는 대체로 화해적이었다는 평가다. 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적대 행위의 영구적 중단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낼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 등 종전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통해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발표한 약 1000단어 분량의 서한에서 "오늘날 세계는 대립과 관여라는 실질적이고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그 선택의 결과가 미래 세대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단 한 번도 먼저 전쟁을 시작한 적이 없다"며 현재의 군사적 행보가 침략이 아닌 정당방위 차원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란 국민은 미국, 유럽, 혹은 이웃 국가의 국민을 포함한 다른 민족에게 아무런 적대감이 없다. 자랑스러운 역사 속에서 반복된 외세의 개입과 압력 속에서도 이란인들은 통치하는 정부와 그 국민을 항상 명확히 구분해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민 사이에서도 이번 이란 전쟁이 지지를 받지 못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민을 분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지적이다.
서한은 또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절제된 대응'으로 옹호했지만, 세계 경제에 혼란을 초래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서한이 이란 지도부 전체의 통일된 목소리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같은 날 이란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요청설'을 "근거 없는 허위"라고 공식 부인했으며, 이란 내 강경파들은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대통령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미 협상이나 종전 조건 같은 중요한 국가 사안의 최종 결정권은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있는 만큼, 이번 서한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15개항 평화안'을 전달한 상태지만 아직 이란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 한 상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