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사 작전 지휘를 이유로 3월 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연기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군사 지휘라는 일정상의 이유를 내세웠으나, 이면에는 중동 안보 비용을 분담하라는 대중국 압박이 깔려 있을 수 있어 향후 양국 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 연기가 향후 미중 관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이러한 상황 속 중국증시에서 주목할 투자방향 등을 AI 도구를 통해 진단해 보고자 한다.
◆ 트럼프 방중 일정 연기의 숨겨진 배경 분석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란 군사 작전을 총괄하기 위해 워싱턴에 머물러야 한다며 일정을 한 달 정도 미뤄달라고 중국에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방중 일정이 조정된 것과 관련해 대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을 워싱턴에서 지휘하기 위한 일정상의 이유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무역을 연계하려는 미국의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해당 해협을 통해 원유의 90%를 공급받는 중국이 안보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중국이 다국적 선박 보호 연합체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며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파리 고위급 무역협상, 미·중 동상이몽 논의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파리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참석해 양국 간 핵심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경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상설 기구인 '미중 무역위원회(US-China Board of Trade)' 신설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현재 미중 관계는 단순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넘어 첨단 기술 패권과 글로벌 공급망, 지정학적 안보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관세 정책과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무기로 사용하는 반면, 중국은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자원의 수출을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다.
양국은 파리 회담을 통해 기술 통제, 무역 불균형, 지정학적 안보 등 주요 의제에 대해 서로 상반된 요구를 제시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동 등 글로벌 안보 이슈에서의 협력을 경제 현안과 연계하려 하지만, 중국은 자국에 유리한 관세 인하와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 미·중 정상회담 연기, 관세·무역 불확실성 확대
이번 일정 연기로 인해 지난해 10월 부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무역전쟁 임시 휴전'의 연장 논의가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양국은 이번 4월 베이징 회담을 통해 상호 고율 관세 일부 인하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 단기적 경제 거래를 교환하며 휴전 국면을 1년 더 연장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회담이 5월 이후로 밀리면서 관세 및 무역 분야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무역 조사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시장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정상회담이 지연되는 기간 동안 반도체, AI 등 첨단 기술 분야를 둘러싼 양국의 구조적 경쟁과 통상 마찰이 격화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 시간을 벌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파제 쌓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 A주와 홍콩증시에서 주목될 투자방향
정상회담 지연 리스크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당분간 중국 본토 A주 증시와 홍콩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리 회담에서 제안된 '미중 무역위원회' 신설 논의가 경제 채널을 열어두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증시는 정치·군사적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핵심 자원 자립(희토류)'과 '안보 강화(방산 및 에너지)' 테마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어 주목된다.
1. 희토류 및 핵심 광물 : 공급망 무기화에 따른 '반전 재평가'
미국이 첨단 기술 통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3월 중순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함께, 텅스텐 등 이른바 '전쟁 금속' 가격이 인상되며 희토류 섹터가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희토류 대장주인 북방희토(600111.SH)의 경우, 최근 신규 합작을 통해 연산 1만 톤 규모의 세륨 함유 네오디뮴·철·붕소(NdFeB) 자성 재료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등 산업망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최근 시장 동향 : 북방희토는 3월 중 3거래일 연속 거래대금 100억 위안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소형 금속 테마 주식의 60%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수혜를 입고 있다.
2. 에너지 섹터 : 유가 100달러 돌파와 중국의 '에너지 방어력'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호르무즈 해협 문제 개입을 압박한 주된 이유는 중국 원유 수입의 높은 중동 의존도 때문이다.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에너지 수입 비용이 치솟고 있으나, 중국 증시 내 전통 에너지 및 전력 관련주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 동향 : 중국 당국은 1~2월 원유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등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의 반사이익으로 중국에너지건설 등 전통 에너지 기업의 펀더멘털이 부각되며 지수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3. 방산 및 국방 섹터 : 국방예산 7% 증액과 안보 긴장감
미국의 견제와 대만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안보 불안 속에서, 중국은 올해 3월 양회를 통해 2026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 증액한 약 1조 9096억 위안으로 편성했다.
최근 시장 동향 : 미중 무역갈등이 '기술 통제'와 '안보 협력'이라는 패키지로 묶여 협상 테이블에 오름에 따라, 자주국방과 무기체계 고도화를 추진하는 항공우주 및 방산 섹터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심리가 견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