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특파원

속보

더보기

"특명:전쟁이라 부르지 마라"…'이란전쟁' 입에 못 올리는 美 공화당 속사정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헌법·여론·예산 '3중 포위망' 속에서 '전쟁' 대신 '작전' 찾는 워싱턴의 언어 전쟁
미사일은 날아가는데… '우리는 전쟁 중 아니다' 되뇌는 공화당, 뭐가 두려울까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이란을 향한 미사일과 폭탄은 지금도 날아가고 있다. 미군 사상자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입으로도 "전쟁 전선에서 잘하고 있다(We're doing very well on the war front)"고 말했다. 그런데 공화당 의원들에게 지금 상황이 전쟁이냐고 물으면, "전쟁(war)이 아니라 작전(operation)일 뿐이다"는 다소 혼란스런 대답이 돌아온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란과의 무력 충돌을 설명할 때 '전쟁'이라는 단어를 애써 피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 아니다.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작전을 수행 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의원들도 말을 아낀다. 마크웨인 멀린(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이건 전쟁이다"라고 말했다가, 기자들이 "그럼 전쟁이라고 인정하는 거냐"라고 묻자 곧바로 "방금 말은 말실수였다"며 "우리는 전쟁을 선포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전쟁 대신 공화당 의원들이 즐겨 쓰는 말은 '주요 전투 작전(major combat operation)', '특수 임무(mission)', '적대 행위(hostilities)' 등이다. 폭격과 교전이 진행 중인 현실은 바뀌지 않지만, 단어만큼은 어떻게든 '전쟁' 두 글자를 피해 가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의회에서 '전쟁'이라는 단어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해리 포터에 나오는)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 사람(볼드모트)'처럼 변해버린 탓에, 실수로 그 단어를 사용한 이들은 재빨리 말을 바꾸기 위해 몸부림쳤다"고 평가했다.

왜 '전쟁'이라 부르지 못할까. 공화당 의원들이 이렇게 전쟁이라는 단어에 예민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첫째, 의회 승인 회피 논란이다.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지금 상황을 '전쟁'으로 인정하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헌법 논쟁이 정면으로 열릴 수 있다. 공화당 의원들 입장에선 법적·헌법적 지뢰밭을 굳이 밟고 들어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둘째, 반전 여론과 '트럼프 브랜드'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없는 전쟁은 싫다'는 피로감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묶어 반전 후보 이미지를 만들었던 인물이다.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는 와중에 "우리는 전쟁 중"이라는 말이 공식화되면, "또다시 중동의 끝없는 전쟁에 빠졌다"는 지지층의 반발을 정면으로 맞게 된다.

셋째, 돈 문제, 즉 정치적 비용이다. 민주당은 이미 "하루 10억 달러가 드는 전쟁"이라는 메시지로 공세를 펴고 있다. '전쟁'이라는 용어가 입에 오르는 순간, 전쟁 비용 삭감·전쟁세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공화당이 강하게 밀던 감세·지출 구조에도 부담이 된다.

한마디로 말해, '전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순간 헌법·여론·예산 세 갈래에서 동시에 역풍이 불어오니, 차라리 용어를 바꿔 리스크를 관리해 보겠다는 노림수다.

이 같은 '용어 세탁'을 두고, 비판과 풍자도 만만치 않다. 보수 성향 매체 더 페더럴리스트(The Federalist)의 설립자 션 데이비스는 "프랑스 샴페인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샴페인이라고 부르듯, 이것도 전쟁이 아니라 '스파클링 전투(sparkling battle)'인가?"라고 꼬집었다. 소셜미디어에선 "전쟁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미사일이 덜 날아가는 건 아니다"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미국 심야 코미디 쇼가 이런 우스꽝스런 상황을 놓칠리 없다. 미국 CBS 방송의 심야 토크쇼인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의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지난 4일 방송분에서 "전쟁이라 부르지 말라면서 폭격은 계속하는 건, 크리스마스에 유의어 사전(Thesaurus)을 선물받은 전쟁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우리는 전쟁 전선에서 잘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을 들며, "그러니까 전쟁이 아니라는 거죠? 전쟁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건가요?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대통령님, 뭐라고 하셨죠?"라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를 마무리하며 "이제 가서 '전쟁' 상황을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정작 대통령은 거리낌 없이 '전쟁'을 입에 올리면서, 의회 공화당 의원들만 그 단어가 불러올 법적·정치적 족쇄를 피하려 애써 다른 표현을 찾는 모습이, 주연은 대본대로 연기하는데 조연들만 관객 눈치를 보며 대사를 고쳐 쓰는 듯한 어색한 장면을 만들고 있다.

2026년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캐피톨 힐)에서, 이란 정세와 관련한 미 상·하원 비공개 브리핑이 열리는 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공화당·루이지애나)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dczoom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홍준표, 김부겸 지지 선언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차기 대구시장으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과 관련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 이전도 해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사진=뉴스핌 DB] 이어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며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니라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자신의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김 전 총리에 대해 "TK 현안을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 "유연성 있고 여야 대립 속에서 항상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총리도 출마 선언 다음날인 지난 31일 MBC '뉴스외전'과 인터뷰에서 홍 전 시장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총리는 "적절한 시기에 전임 시장으로서 그분(홍 전 시장)이 하려고 했던 것, 또 부족했던 것, 그리고 막힌 것, 이런 것들을 저도 경험을 들어야 되니까 조만간 한번 찾아뵈려고 요청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6-04-02 09:36
사진
인니 동부 해상서 규모 7.4 지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인도네시아 동부 해상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건물 파손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당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해안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권고하며 상황 대응에 나섰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전 인도네시아 북말루쿠주 몰루카 해역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당초 규모 7.8로 발표됐으나 이후 7.4로 하향 조정됐고, 진원 깊이도 약 10km에서 35km로 수정됐다. 진앙은 필리핀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580km, 말레이시아 사바주에서 약 1000km 떨어진 해역으로, 인도네시아 동부와 주변 해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NHK 캡처] 이번 지진으로 북슬라웨시주의 주도 마나도에서는 건물 잔해가 떨어지면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방송 메트로TV 등은 텔나테와 마나도 일대에서 다수의 건물이 파손되고 외벽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USGS는 본진 이후 최대 규모 5.5에 달하는 여진이 여러 차례 관측됐다고 밝혔다.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진 직후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북말루쿠주와 북슬라웨시주 전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진앙 반경 1000km 이내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해안에서는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한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 괌 등지에서도 0.3m 미만의 해수면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어 지진과 화산 활동이 빈번한 지역이다. 지진으로 건물 밖으로 피신한 사람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6-04-02 11: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