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브 결선은 '대관식의 시나리오'로 흘러같다. 출전 직전 "3연패 역사를 만들고 싶었다"던 클로이 김의 말처럼. 하지만 천재 최가온의 업셋에 스노보드 여제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클로이 김은 누구보다 먼저 최가온에게 달려가 안아줬다. 그는 "그는 두 차례 넘어지면서 심한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일어나서 이 대회를 쟁취했다. 진짜 끝내줬다(That's badass)"고 최가온을 진심으로 칭찬했다. 승자를 인정하는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였다.

최가온은 경기 후 "클로이 김은 내 롤모델이자 우상"이라며 "1차 시기 때 내가 다쳤을 때도 위로해 주면서 울먹거리셨다. 내려오자마자 날 안아 줬다. 너무 따뜻했고 행복했다"며 가장 먼저 손을 내민 클로이 김을 기억했다.
둘의 인연은 오래됐다. 클로이 김은 지난 9일 미국대표팀 기자회견에서 "가온이가 하프파이프를 막 시작했을 때 만났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예선에서도 "가온이를 아주 어릴 때부터 봤다. 이렇게 멋진 선수가 된 모습을 보니 감동이다. 스노보드의 미래가 이런 든든한 이들에게 맡겨졌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무서운 후배의 성장을 반가워했다.
최가온이 2023년 엑스게임에서 14세 3개월 나이로 정상에 올라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넘어섰을 때, 클로이 김은 인스타그램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된 기분이다. 스노보드의 미래가 밝다"고 썼다.


경기 후 시상대에서도 그의 태도는 빛났다. 클로이 김은 사진 촬영 과정에서 넥워머에 가린 최가온의 얼굴이 잘 보이도록 도왔다. 동메달리스트 오노 미쓰키와 함께 절뚝이던 최가온의 이동을 돕는 장면도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먼저 나가던 자신에게 "언니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한 금메달리스트에게 "축하해"라고 특유의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금메달만큼 빛나는 은메달리스트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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