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 사전선거운동 해당…선거법 위반"
정원오 측 반박…"위법사항 없단 유권해석 받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매번 선거철마다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진다. 최근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찬반 논란이 더 거세졌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사실상 회색지대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 국힘 서울시당 "북콘서트 반복 개최" vs 정원오 "선관위에 확인 마쳐"
14일 선거법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이뤄지는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다. 이때 특정 후보자를 당선시킬 목적이나 특정 후보 낙선을 위해 한 모든 행위를 사전선거운동으로 본다. 선출직이 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형사사건의 경우 금고형 이상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직이 박탈된다.

출판기념회의 경우 선거일 90일 전까지 가능하지만 90일 전이라도 ▲출판기념회를 반복적으로 개최하거나 ▲다수의 일반 선거구민을 초청해 예비 후보자를 홍보·선전하는 집회를 할 경우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한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정 구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6차례에 걸쳐 성동구를 비롯해 영등포구·종로구 등 서울 전역에서 평일 낮 시간 등을 활용해 다수의 서울시민을 초청해 본인의 저서를 홍보하는 북토크 행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정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8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언급 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이후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정책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며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며 "이와 같은 행위는 시기·횟수·형식·대상 등을 종합할 때 선거법이 금지하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며 고발 취지를 밝혔다.
정 구청장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참석한 6차례의 행사는 모두 서로 다른 민간단체·출판사가 주최한 공개 행사에 초청받아 참석한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선거법상 '출판기념회를 반복적으로 개최'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아울러 "행사 초청을 받을 때마다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받아 위법사항이 없음을 확인했고, 매번 현장에서도 선관위 관계자께서 직접 내용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휴가나 공휴일을 이용해 근무시간을 유용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 '정치활동 자유' 폭넓게 인정한 대법…"사실상 편법" 비판도
기존 대법원은 사전선거운동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정치인이 출판기념회, 포럼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사전선거운동 또는 선거운동으로 간주했다. 그렇지만 지난 2016년 8월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당시 주심 조희대 대법관)이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허용 기준을 폭넓게 인정하며 판례가 바뀌었다.
당시 대법원은 "공직후보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평소에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 정치적 지지기반을 형성·확대·강화하는 행위가 절실히 필요하므로 그에 관한 정치활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치 신인에 대한 유세 범위를 더 넓게 인정했다. 관련해 "정치 신인은 여론조사, 정당공천, 선거운동 등 모든 과정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선거에서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치인이 평소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행위는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고 봤다.
이 판결 이후 정치 신인의 출판기념회 등이 상당 부분 자유로워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입은 풀고 돈은 막자'는 취지라고 유권 해석하기도 했다.
선거법에 정통한 한 익명의 변호사는 "통상 출판기념회는 '출마할 테니 도와주세요'라는 식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발언이 없으면 그 자체로는 사전선거운동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했다.
법이 규제하지 않을 뿐 사실상 회색지대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법적으로 엄격하게 따지면 (선거 90일 전 출판기념회가)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없지만, 주최하는 사람과 참석하는 사람 모두 출마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나 다름 없다"며 "선거 기간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다소 탈법적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를 규제하는 법안이 줄줄이 발의됐지만 모두 계류 상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출판기념회 개최 시 선관위에 신고하는 의무를 부여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역시 정치자금 모금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개정안을 냈다. 그렇지만 두 법안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