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 장소 의제 축소 등 요구...美 국무 "핵 뿐 아니라 탄도 미사일 다뤄야"
美 이란 핵 협상 취소 가능성 보도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앞두고 의제와 회담 장소를 둘러싼 갈등으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향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이란 최고지도자는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적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직접 보낸 것이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6일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분쟁과 중동 지역 위기 해소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협상 범위와 장소를 둘러싼 이견으로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란은 회담 장소를 당초 합의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오만으로 변경하고, 협상 범위도 핵 프로그램에 국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회담 개최 장소 변경은 수용할 수 있어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문제와 중동 지역 개입 문제까지 포함한 포괄적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의미 있는 미·이란 대화가 되려면 핵 문제뿐 아니라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중동 내 무장단체 지원, 자국민에 대한 처우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회담을 원한다면 미국은 준비돼 있다"면서도 "의제를 핵 문제로만 제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란 고위 당국자는 "협상은 오직 핵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라며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핵 회담 개최 일정이 취소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의 장소·형식 변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란 측에 통보했고, 테헤란 당국은 이에 대해 "회담이 취소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폭력적으로 유혈 진압하자, 중동 지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을 파견하며 군사력을 증강 배치해왔다. 그는 이란과의 핵 합의 등에 실패할 경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실제 군사적 개입이나 이란 최고 지도부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해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이란 정부에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역내 친(親)이란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 세 가지 조건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라며 반발해왔다. 테헤란 당국은 우라늄 농축보다 미사일 문제를 협상의 최대 장애물로 여기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워성턴 외교가에선 "미·이란의 외교적 해법이 좌초될 경우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