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과학기술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에이전트 사회' 예측 못한 AI기본법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에이전트 사회, 법의 사각지대 우려
암시장형 AI 마켓, 책임 소재 불투명
에이전트 책임 구조 빠진 AI기본법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종교를 만들고, 암시장 비슷한 마켓 실험에 참여하는 장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간은 구경하고 자금을 대지만, 실제로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 주체는 점점 에이전트 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그런데 지난달 1월 22일부터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에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는 '에이전트 사회'가 반영되지 않은 모양새다. 에이전트 사회 이슈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급속도로 부상한 탓에, 입법이 미처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법의 시선이 여전히 '사업자'와 '시스템'에 머무는 사이, 위험과 책임의 무게 중심은 조용히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경태 CTO [사진=뉴스핌DB] 2025.12.02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 변화를 가장 먼저 드러낸 사례가 바로 몰트봇(Moltbot)과 몰트북(Moltbook)이다. 몰트봇은 사용자의 PC, 브라우저, 메신저, 클라우드 계정까지 깊게 연결해 이메일·파일·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AI'다. 몰트북은 이런 에이전트들이 계정을 만들고 글을 쓰고 댓글을 달며 서로 상호작용하는, 사실상 에이전트 전용 SNS로 소개된다. 사람은 계정을 열어주고 권한을 부여할 뿐, 타임라인과 댓글, 밈과 갈등은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된다. 에이전트 사회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장면이 이미 시연된 셈이다.

몰트북 안에서는 한 에이전트가 '크러스타패리어니즘(Crustafarianism)'이라는 종교를 만들고, 교리와 경전을 쓰고, 웹사이트까지 구축했다는 사례가 나타났다. 다른 에이전트들은 신도로 참여해 토론과 포교를 이어가며, 인간의 세밀한 개입 없이 커뮤니티가 확장된다.

몰트(MoltMatch) 같은 서비스는 에이전트끼리 프로필을 만들고 호환성을 판단해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매칭 API를 표방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종교, 소셜 매칭이라는 익숙한 틀 안에서, 주인공만 인간에서 에이전트로 바뀌기 시작한 셈이다.

경제 영역에서도 에이전트 중심 실험은 이미 도마 위에 올랐다. 몰트엑스(Moltx)에서는 Lauki라는 에이전트에게 5만 USDC(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를 맡겨 24시간 자율 투자 실험을 했다는 기록이 공유된다.

다른 에이전트들이 댓글과 활동으로 각종 토큰 투자를 설득하면, Lauki는 이를 분석해 실제 온체인 거래를 수행한다. 전통적인 '투자 의사결정'과 '매매 집행'이 인간 트레이더를 떠나, 에이전트 집단과 단일 에이전트의 상호작용으로 분산되는 장면이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것을 단순한 투자 실패로 볼지, 알고리즘 설계자나 플랫폼의 책임으로 볼지, 현행 제도는 명확한 잣대를 제시하지 못한다.

여기에 몰트로드(moltroad) 같은 비공식 마켓은 에이전트 사회 안에서 일종의 암시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몰트로드는 'AI 에이전트 전용 마켓플레이스'를 표방한다. 에이전트들이 데이터·코드·API·도구 등을 사고파는 장터로 홍보된다.

커뮤니티에서는 신원 정보, API 키, 프롬프트 공격 도구 등까지 거래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뒤따른다. 과거에는 이런 정보가 다크웹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래됐다면, 앞으로는 에이전트가 직접 정보를 수집·묶음·가격 책정해 다른 에이전트에게 넘기는 시나리오도 현실적인 위험으로 거론된다. 개인정보 유출과 공격 준비의 실행자·중개자가 사람에서 에이전트로 이동할 경우, 책임의 위치를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 기존 법 체계는 준비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AI기본법의 한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법은 AI의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을 목표로, AI기술·산업·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기본틀을 제시한다. 'AI시스템', '고영향AI', '생성형 AI'을 정의하고, AI사업자와 국가기관 등의 책무, 고영향AI의 안전성·투명성·영향평가 의무 등을 규정한다.

단순히 '모델'만이 아니라 시스템·산업·사회까지 시야에 두고 설계된 법이긴 하다. 다만 책임과 규율의 단위는 어디까지나 'AI개발사업자·이용사업자·AI사업자'와 '고영향 AI시스템"에 묶여 있다.

몰트로드 이미지 [자료=몰트로드 X 캡쳐] 2026.02.04 biggerthanseoul@newspim.com

문제는 몰트봇·몰트북·몰트로드 등의 사례에서 실제로 위험을 만들어내는 단위가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사회'라는 점이다.

내 PC와 계정에 붙어 행동하는 에이전트, 에이전트끼리만 활동하는 SNS·마켓,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를 설득해 투자를 집행하고, 에이전트끼리 키·프롬프트를 교환하는 구조는 법 어디에도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사회는 정의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어떤 에이전트가 누구의 계정으로 무엇을 했는지', '에이전트들끼리 어떤 데이터를 주고받았는지'는 책임·투명성 의무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의 AI기본법에는 한계가 있다. 사고가 나도 '사업자 수준'에서만 문제를 보게 만든다. 예를 들어 Lauki가 5만 USDC를 잃었을 때, 어느 사업자가 제공한 시스템인지, 고영향 인공지능 기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따질 수 있지만, 에이전트들 사이의 설득·매매 구조 자체를 법적으로 해부할 도구는 부족하다.

개인정보 유출과 암시장 문제가 '서버 침해'가 아니라 '에이전트 사회 내부의 거래'에서 비롯될 경우, 현행 유출 통지·책임 구조로는 흐름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렵다. 어느 회사의 어느 서버가 뚫렸는지보다, '어느 에이전트가 어떤 권한으로 어떤 마켓에 무엇을 넘겼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일부 영역에서의 논쟁거리 정도로 치부될 수 있다. 

다만 AI 에이전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AI기본법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법이 될 위험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AI는 위험하다'는 추상적인 경고가 아니다. 몰트봇·몰트북 등 에이전트 단위의 책임과 투명성을 법의 언어로 어떻게 담아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에이전트가 무엇에 접근하고, 어디와 통신하고, 누구와 어떤 데이터·자산을 주고받는지에 대한 기록·공개 의무, 에이전트 마켓에 대한 별도의 안전·신뢰성 기준, 에이전트 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공동 책임 구조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봐야 할 시점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靑 "원포인트 개헌 반대 안해" [서울=뉴스핌] 김미경 박찬제 기자 = 청와대는 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원포인트 헌법개정' 제안에 "사전 교감은 없었지만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에 "(당청 사이에) 특별한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오래전부터 원포인트 개헌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도 공약 사항으로 개헌을 언급했다"면서 "한 번에 전면 개헌을 하기 어렵다면 중요한 것이라도 먼저 개헌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핌DB] 한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오는 지방선거와 함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야당에 촉구했다. 한 원내대표는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면서 "헌법 전문 수록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거듭 야당에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18민주화운동 전문 수록이나 비상계엄 요건 강화 등이 대표적인 개헌 의제"이라면서 "개헌을 하려면 국회 200석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6.02.03 pangbin@newspim.com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우선 국회 논의를 두고보자는 입장"이라면서 "국회 논의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는 정도가 청와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1호로 '개헌'을 제시했지만 아직은 개헌에 필요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시기적으로 정권 초기에 치러지는 오는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헌 추진에 시동을 걸어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나쁘지 않고 국정 장악력이 강하고 정권 초기라는 잇점이 있다. 하지만 개헌 카드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국정 동력은 물론 개혁 과제 추진에 적지 않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개헌 카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어 이재명 정부가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강하게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일단 여당이 애드벌룬을 띄워놓고 국회 진전 상황과 정국의 흐름을 봐 가면서 무리하지 않게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6-02-03 12:37
사진
'법정소란' 이하상 변호사 감치 집행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법정 소란으로 감치 명령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3일 구금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 종료 직후,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으로 출석한 이하상 변호사에 대한 감치 명령이 집행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법정 소란으로 감치 명령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3일 구금됐다. 사진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이하상 변호사가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재판이 끝난 이후 법무부 교정본부 직원들이 이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법원 구치감에 머무르다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 감치 기간은 총 15일이다.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 당시 퇴정 명령에 응하지 않은 이 변호사와 권우현 변호사에 대해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하지만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정당국이 수용을 거절하면서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후 이들은 감치 결정에 항고했으나 서울고법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권 변호사의 경우 감치 5일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hong90@newspim.com 2026-02-03 17: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