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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부 권력이 떠난 공간, 문화로 재점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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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떠난 자리에서 문화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전혜연 문화 기획자(문화유목민 대표)

도시는 종종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역할을 부여받는다.

파주는 오랫동안 경계의 도시, 군사의 도시, 통제의 도시로 존재해 왔다. DMZ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국가 권력과 외부의 힘이 머물렀고, 그 시간 동안 시민의 일상은 늘 그 논리 바깥에 놓여 있었다. 도시의 넓은 면적은 삶의 장소라기보다 기능의 공간이었고, 사람들은 머물기보다 지나쳐야 했다. 이곳에서 공간은 생활의 무대가 아니라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에 가까웠다. 안보와 경계는 도시의 정체성이었지만, 그만큼 시민의 시간이 공간에 충분히 쌓이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영원한 권력을 허락하지 않는다. 외부의 힘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질문이 남는다. 그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지금 파주는 바로 이 질문 앞에 서 있다.

파주에는 미군이 사용하던 여러 기지들이 남아 있다. 상당수의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이 공간들은 기존의 효용을 잃었고, 새로운 활용 방식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필자는 자문위원으로 캠프 하우즈를 방문하며, 이 장소가 지닌 잠재력을 직접 확인할 기회를 가졌다.

전혜연 대표.

오랜 시간 군사 시설로 기능하며 시민의 접근이 제한되었던 이 공간은, 반환 논의와 함께 더 이상 과거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 장소로 전환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파주가 이 공간을 단순한 개발 대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문화적 활용을 전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파주라는 도시가 이미 충분한 문화적 토양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파주는 새롭게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학문이 융성해 '글이 피어나는 곳'이라는 의미의 문발이라는 지명을 지녔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헤이리 예술마을과 예술가 레지던스, 파주 출판도시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문화 생태계를 형성해 왔다. 창작과 유통, 사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작가와 편집자, 예술가와 기획자가 일상적으로 오가며 작업하는 도시, 문화가 이벤트가 아니라 삶의 리듬으로 작동하는 도시가 바로 파주다.

파주에 예술가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창작자들이 임대료 상승과 작업 공간 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하며 파주를 대안적 장소로 선택했고, 이후 출판도시 조성을 계기로 시각예술, 디자인, 건축 등 공간과 시각 언어를 다루는 창작자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었다.

지혜의 숲 [파주 출판도시 문화재단 제공]

2000년대 중후반 헤이리 예술마을이 형성되면서, 파주는 주거와 작업, 전시가 분리되지 않은 예술적 삶의 방식을 실험하는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필자 역시 파주에 연구실을 두고 작업하며,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이 도시 곳곳에 자리한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한다. 그 과정에서 파주가 결과보다 과정이 살아 있는, 창작의 시간이 축적된 예술의 도시임을 현장에서 체감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은 캠프 하우즈와 같은 반환 공간을 단순한 '유휴 부지 활용'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편입시킬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이는 새로운 무언가를 억지로 도입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문화의 흐름이 새로운 장소로 확장되는 과정에 가깝다.

군사 공간은 본질적으로 배제와 통제의 논리로 설계된 장소다. 그러나 문화가 개입하는 순간, 공간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닫혀 있던 장소에 머묾이 생기고, 기능이 사라진 자리에 해석이 놓인다. 과거의 시간은 지워지지 않되, 시민의 감각 속에서 다시 읽히기 시작한다. 캠프 하우즈가 문화적 재생의 대상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곳은 파주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예술적 자산과 시민의 시간을 연결할 수 있는 장소다.

출판단지 전경 [파주출판도시 문화재단 제공]

문화 재생의 핵심은 무엇을 짓느냐가 아니라,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게 하느냐에 있다. 파주는 이미 그 사용법을 알고 있는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파주의 반환 공간은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회복의 대상이 된다. 시민에게서 멀어졌던 공간을 다시 시민의 시간 속으로 돌려놓는 일, 국가의 시간이 점유했던 장소에 삶의 시간이 다시 흐르게 하는 일. 그것이 지금 파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본질이다.

파주는 이미 충분한 문화적 인프라를 갖춘 도시이며, 이미 이곳에 뿌리내린 문화예술 생태계는 높은 완성성도를 가지고 있으며 DMZ라는 세계적 관심사를 품고 있는 드문 조건을 지니고 있다. 지역의 경험을 국제적 담론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이 잠재력 위에서, 문화예술은 파주가 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예술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가장 설득력 있는 언어가 될 것이다.

민통선 내 유일 미군반환기지인 '캠프그리브스. [파주시 제공]
현재 리뉴얼중인 캠프하우즈 [파주시 제공]

*전혜연은 여성인권·미디어아트·도시교류를 통해 예술을 사회변화의 도구로 만드는 행동하는 큐레이터다. 2014년 글렌데일 '위안부의 날 특별전'을 시작으로 소녀상 지키기 국제 연대전을 이끌었고, 2017년부터 글렌데일시 공식 행사로 승격, 8개국 100여 명 작가가 참여했다. 국내에선 《여성인권이야기: 행진》을 성북, 부산, 보은, 고성, 포항, 인천, 김포, 파주 등 지방정부와 함께 이어가고 있다. 2018 평창올림픽 미디어아트 기획을 계기로 공공 미디어아트의 사회적 소통 가능성을 열었고, 수원문화축전·국립극장 등에서 지역 역사와 장소성을 담은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포-글렌데일 교류전은 '경계'와 '자유'를 주제로 일상 공간에 공공미술을 설치했으며, 2024년에는 김포의 지역 의제를 다룬 '다양성'이란 전시로 네 지역을 아우르는 28명 작가 참여한 대규모 미디어아트전도 기획했다. 최근에는 사이버불링을 여성인권 의제로 삼아 국회 논의·전시·온라인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예술이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 대안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현 귀주사범대 동아시아미디어센터 책임연구원, 비영리 단체 문화유목민 대표, 전시 기획사 SR Comm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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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직원 35명' 日 NEC…한달 인건비는 300만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NEC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35명으로만 구성된 '무인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부서장부터 중간관리자, 실무 직원까지 모두 AI로 채웠으며, 한 달간 투입된 비용은 약 35만엔(약 300만원)에 불과했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월평균 비용은 약 1만엔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방식과 비교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14일 닛케이(日經)비즈니스에 따르면 NEC는 지난 8월 1일 '코퍼레이트 AI·워크포스 부문'을 출범했다. 9월 3일 기준 35명의 AI 에이전트가 소속돼 있으며, 경영진 역할을 맡은 AI부터 재무·전략 담당자, 실무 직원까지 일반 조직과 유사한 구조로 운영된다. 이 부서는 법무·인사 등 기업의 관리 업무 가운데 특히 경영기획에 가까운 일을 맡는다. 사내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 현황판을 작성·운영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 AI 35명이 월 300만원으로 경영기획까지 NEC가 공개한 실증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용이다. AI 부서의 실증 기간인 7월 한 달간 AI가 정보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토큰 비용은 약 300만원이었다. 같은 업무를 사람이 수행한다면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들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단순 평균으로 환산하면 월 약 8만5000원이다. 다만 이 금액은 급여나 전체 운영비가 아니라 AI 모델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사용하는 토큰 비용이다. 시스템 구축·유지보수, 전력, 보안 관리 등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업무도 구체적이다. 재무 담당 AI는 매월 사내 결산 자료를 취합해 재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가 분석 담당 AI는 매일 아침 자사와 경쟁사의 주가 동향을 정리한다. 또 다른 AI는 정부기관의 시스템 갱신 시기를 분석해 영업 대상으로 삼을 고객을 추려낸다. NEC 무인 부서 구성 [출처=닛케이비즈니스] ◆ AI가 AI를 평가하고 조직을 개선 이 부서의 특징은 AI가 단순히 주어진 작업만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예컨대 품질관리 담당 AI는 다른 에이전트가 만든 자료를 점검해 누락된 내용을 지적한다. 비용 관리 담당 AI는 토큰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조직 전체에 공유한다. 재무 담당 경영진 AI는 AI 활용에 투입하는 비용과 성과를 비교해 투자 판단을 내린다. AI 경영진은 매주 '임원회의'를 열어 조직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AI 직원의 역할과 직책이 맞지 않으면 인사 면담을 거쳐 강등하는 사례도 나왔다. 사람의 조직에서 볼 수 있는 평가와 관리 절차를 AI 조직에도 적용한 것이다. 업무 중 오류가 발생하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수정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도 대응한다. 실패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적용하는 순환 구조를 통해 업무 수행 방식을 계속 다듬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종 평가와 의사결정, 거버넌스 통제는 사람이 담당하며, 사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에도 직원이 개입한다. ◆ 사람은 AI가 만든 결과로 현실을 움직인다 NEC가 무인 부서를 만든 배경에는 AI 활용 방식을 바꾸려는 전략이 있다.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자체가 독립된 조직처럼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다마 히로시 AI전환최고책임자는 "사람이 AI를 매번 사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AI의 속도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인적 자본과 AI 자본을 분리하고, 각각의 강점을 살려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제공하는 분석은 경영 판단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NEC 측은 기존에는 사업 부문이 보고하는 수치가 보수적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AI는 예측에 기반한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해 사업 부문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부서의 업무 범위는 향후 총무 등 기업 관리 업무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곧바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NEC의 입장이다. [AI 일러스트=오영상 기자] goldendog@newspim.com 2026-10-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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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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