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 초점 맞춘 공급…중대형 수요 사각지대 우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1월 29일 발표한 부동산 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 중심의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놓았지만, 임대와 분양 물량 비중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장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 규모와 대상지는 공개됐으나, 실수요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평형 구성과 임대·분양 비율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평형 구성과 임대·분양 비율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도심 공공부지를 활용한 고밀 개발이라는 특성상, 공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소형 평형 중심의 공급과 임대주택 비중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로 인해 주택 시장 안정이라는 당초 정책 목표와 달리, 특정 수요층에 편중된 공급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평형 구성 임대·분양 비율 두고 시장혼선…상반기 내 발표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상반기 중 1·29 대책의 임대·분양 물량 비중과 공급 구조를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목표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형 평형 위주의 공급과 임대 비중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책은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CC 등 서울 도심 내 핵심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입지들이 개발 여건상 고밀 개발 외에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용적률 상향과 복합 개발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정책이 제시한 가구 수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용면적이 작은 소형 평형 위주의 설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심 내 노후 공공청사인 중랑 면목행정복합타운, 경기 수원 국토지리정보원 등은 소형과 오피스텔 형태로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공공주도 개발이라는 구조 역시 임대주택 비중 확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 주체로 거론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은 재무 구조상 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크고, 정책 목표 역시 주거 취약계층과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에 맞춰져 있어 임대 물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물량 대부분은 아파트고 작게 잡힌 곳은 일부 오피스텔로 공급될 것"이라면서 "자세한건 주거복지추진방안에 담기겠지만, 청년가구에 맞춘 오피스텔들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임대와 분양의 정확한 비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목표 물량을 맞추려면 평형을 최대한 쪼개고, 임대를 늘리는 방식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 청년·신혼부부 초점 맞춘 공급…중대형 수요 사각지대 우려
시장에선 이 같은 공급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도심 내 주거 선택지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와의 미스매치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분양 물량이 제한될 경우 실수요자들의 기대가 꺾이거나 주변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주요 정책 대상으로 설정한 점 역시 소형·임대 중심 공급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역대 도심 공급 정책을 살펴보면 청년·신혼 수요를 전면에 내세운 경우 전용 40~60㎡ 이하 소형 평형과 공공임대, 공공분양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일각에선 다자녀 가구나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수요가 상대적으로 이번 대책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도심이라는 입지 특성상 학군과 생활 인프라를 고려한 가족 단위 수요가 적지 않은데 이들이 선택할 만한 주택 유형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경우 정책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부지 개발이라는 틀 안에서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형·임대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수요층을 배제한 공급은 장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이번 정부의 기조가 공공을 중심으로 한 물량 공급인 만큼, 임대와 분양의 균형은 물론 다양한 수요층을 아우를 수 있는 주택 유형 설계가 병행돼야 정책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