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전략 장르 신작 개발 거점 확보
"단일 콘텐츠 개발 넘어 세계관 중심 비즈니스로 도약"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크래프톤이 올해를 멀티 타이틀 개발 체계 전환의 원년으로 제시한 가운데, 계열사 나인비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스튜디오 기반 신작 개발 전략 실행에 나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 나인비게임즈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80억원을 출자해 1만주(주당 80만원)를 인수했다. 출자 후 지분율은 100%로, 납입 예정일은 28일이다.
나인비게임즈는 지난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도 의결, 나인비스튜디오로 사명을 변경하고 관련 등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의 유상증자 참여와 나인비게임즈의 사명 변경은 크래프톤이 최근 밝힌 스튜디오 확대 전략과 맞물린다. 크래프톤은 지난 15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를 통해 올해도 'Big 프랜차이즈 IP'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자체 제작 투자 확대, 퍼블리싱 볼륨 확장, 자원 배분 효율화를 핵심 축으로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IP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해 제작 리더십을 확충하고 제작·퍼블리싱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 전략 실행을 준비해 왔다. 올해는 프랜차이즈 지식재산(IP) 확보를 위한 신작 개발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펍지(PUBG)' IP 프랜차이즈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5명의 주요 제작 리더십을 영입했으며, 현재 26개 신작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다.
크래프톤은 향후 2년간 12개 작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으로, 다수의 소규모 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신작을 실험하고 성과가 확인된 작품을 프랜차이즈 IP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나인비게임즈는 이 같은 전략 아래 편제되는 신규 스튜디오 중 하나다.
나인비게임즈는 하이브IM 부대표를 맡았던 김성훈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대표는 넥슨에서 '카트라이더'·'크레이지아케이드' 개발 참여, EA코리아에서 '피파온라인'·'레이시티' 총괄 경험 등을 가진 게임 제작 전문가다. 그는 크래트폰 합류 이후 언리얼 엔진 5(UE5) 기반 PC 오픈월드 서바이벌 '프로젝트 오리온'과 유니티 엔진 기반 전략 게임 '프로젝트 PX'를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나인비게임즈의 사명 변경은 게임이라는 한정된 카테고리를 넘어, 게임을 근간으로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확장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하우스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는 단일 콘텐츠 개발을 넘어 세계관 중심의 비즈니스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이 같은 스튜디오 기반의 멀티 타이틀 개발 전략이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해당 리더십을 중심으로 소규모 조직 단위의 제작 구조를 확대해 자체 제작 라인을 확장하는 한편 작고 빠른 방식의 신작 출시를 늘린다는 전략으로, 지난해 신규 개발 프로젝트 11개를 확보했으며, 지스타에서 기대작 '팰월드 모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올해 기존 IP에 대한 스케일업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해 얼리액세스로 출시돼 각각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초기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인조이(inZOI)'와 '미메시스'를 올해의 전략 IP로 선정, 장기적인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 PLC)를 갖춘 프랜차이즈 IP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인조이는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이용자 제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 UGC) 확장과 콘텐츠 강화를 통해 IP의 지속성을 높여 나가고, 미메시스는 협동 공포 장르 대표 타이틀로 자리매김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의존도와 신작 모멘텀 부족을 리스크로 지적,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신작 가시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펍지: 블라인드 스팟' 얼리액세스, '서브노티카2' 등 일부 신작이 출시되지만 대형 타이틀의 흥행이 오는 2027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매출 기여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BNK투자증권 역시 단일 IP 의존도가 높아 신작 모멘텀이 약화된 점을 리스크로 꼽으며 '팰월드 모바일' 등 예정 신작의 모멘텀 확보 역시 기투자 계획이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해 후반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며 올해 초 주가수익률(P/E)이 10배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5월 38만6000원선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달 8일 기준 22만9500원까지 떨어졌고,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35만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사로서의 뛰어난 역량과 배틀그라운드라는 단일 IP만으로도 수조 원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압도적인 경쟁력"이라면서도 "크래프톤은 2029년까지 매출 7조원을 천명했으며, 이 중 신규 게임 관련 매출 목표는 가이던스 3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안정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배틀그라운드라는 캐시카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면서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 비중을 확대하고 신작 IP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래프톤 매출은 지난해 간판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PC·콘솔 버전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성과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의 2025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로 매출 3조2972억원, 영업이익 1조1883억원을 제시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