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 관세, 인도 노동집약적 수출 부문 타격...印 124조 원 규모 수출에 영향
EU·캐나다와 무역 협상 중인 인도의 협상력 약화 우려
BofA "美 관세로 인한 인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본 유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 에너지를 구매하는 국가에 대해 50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인도의 대미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고 인도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의 50%의 관세 부과가 섬유·신발·해산물 등 인도의 노동집약적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현재 850억 달러(약 124조 원) 규모의 인도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 법안의 적용 범위가 불분명한 가운데, 지금까지 상호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제품까지 법안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경우 인도의 대미 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전자제품·의약품·커피·차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는 인도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스마트폰은 2014/15 회계연도(2014년 4월~2025년 3월) 167위에서 2024/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최대 수출 품목이 됐다.
매체는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세계 무역 역학 관계에 극적인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수출 품목이 제한적인 인도는 미국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힘들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또한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지만 중국은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지배력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글로벌 무역에서 1조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인도 정부가 제조업 육성 및 투자 유치를 위해 개혁 속도를 높여 왔지만 인도 수출업계는 자국 제품의 기술집약도가 낮아 외국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산 석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 맞설 다양한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인도는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지적이다.

대미 수출 중단만 문제가 아니다. 인도가 미국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며 여러 나라와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 법안이 통과되면 인도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칠레, 페루, 호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캐나다 등과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 관세는 대인도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의 무역 협정 타결 지연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외국인 기관 투자자(FII)들은 지난해 인도 증시에서 19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매도세를 보였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9억 달러 상당의 인도 주식을 추가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는 연구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로 인해 인도가 맞닥뜨린 가장 큰 어려움은 자본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BofA는 "자본 유입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FPI), 채무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들 대부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인도 중앙은행(RBI) 공식 자료에 따르면, RBI는 (루피 방어를 위해) 지난해 9월 25일~10월 24일 연물 외환시장에서 650억 달러를 순매도했고, 10월 말 기준 636억 달러의 대규모 선물 매도 포지션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루피 약세를 감안하면 RBI의 선물 매도 포지션 규모는 더욱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루피는 지난 1년 동안 달러 대비 약 7% 하락했으며, 다른 통화 대비로도 상당한 약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루피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약 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ofA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자본 유출 압박을 고려할 때 루피 약세가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될 경우 인도의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에너지를 구매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은 이어 이르면 다음 주 상원 표결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를 구입하는 국가들에 최대 500% 관세 부과 등 2차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