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광산업계 1·2위권 기업인 리오틴토(NYSE·LON·ASX: RIO)와 글렌코어(NYSE·LON: GLEN)가 합병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시가총액 2000억 달러(약 290조 6000억 원)를 웃도는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양사가 일부 또는 전체 사업을 결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전량 주식 교환 방식의 인수 가능성도 테이블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글렌코어의 미국예탁증서(ADR)는 8.8% 급등한 반면, 리오틴토 주가는 시드니 거래 개장 직후 5% 하락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양사 간 합병 협상이 기업 가치 산정 문제로 결렬된 지 약 1년여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후 리오틴토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고, 글렌코어는 구리 사업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투자자 설득에 나서 왔다.
양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광산업계에 불고 있는 '구리 확보 경쟁'을 상징하는 초대형 거래가 된다. 구리는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방위산업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톤당 1만30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공급 차질과 미국의 관세 가능성에 대비한 재고 축적 움직임까지 겹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오틴토와 글렌코어 모두 대형 구리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합병이 이뤄질 경우 BHP를 제치고 세계 최대 광산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리오틴토는 칠레의 초대형 구리 광산인 콜라우아시(Collahuasi)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거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글렌코어는 세계 최대 석탄 생산·유통 기업 중 하나로, 리오틴토가 이미 철수한 사업 영역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기업 문화 차이 역시 변수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리오틴토가 글렌코어의 구리 자산에는 관심이 있지만 석탄 부문까지 모두 인수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오틴토의 새 CEO인 사이먼 트로트는 비용 절감과 사업 단순화에 주력해 왔으며, 일부 비핵심 자산 매각 방침도 밝혀왔다. 도미닉 바턴 회장 역시 과거 실패한 인수합병(M&A)을 교훈 삼아 보다 신중하면서도 유연한 전략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 협상은 광산업계 전반에 확산 중인 대형 인수합병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앵글로 아메리칸이 텍 리소시스 인수에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영국 인수·합병 규정에 따라 리오틴토는 오는 2월 5일까지 공식 인수 제안을 하거나, 향후 6개월간 협상에서 물러나야 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리오틴토는 글렌코어의 구리 자산을 원하지만 석탄 포트폴리오는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산 분할 등 복잡한 구조 설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