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5일 미에현 이세신궁 참배 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진을 들고 이세신궁을 참배하면서,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유산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 아베 전 총리와의 연속성...상징적 제스처
다카이치 총리는 참배 직전 "아베 총리를 다시 데리고 오고 싶었다"고 말하며, 2016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의 사진을 들고 이세신궁에 들어갔다.
이는 자신이 아베 전 총리 정치 노선의 계승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내 보수 진영에서도 이 행보를 '아베 시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려는 신년 첫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참배와 사진 동반은 논란도 불러왔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정치와 종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세신궁은 일본 신화에서 천황가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를 모신 곳이다. 일본 총리가 새해에 이곳을 참배하는 것은 "현 정권이 일본 국가 체제의 중심 가치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행위로 해석된다.

◆ 미국·베네수엘라 사태, 구체적 평가 자제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중일 사이에는 여러 현안이 있어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 회담 계획이나 상호 타협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는 지난해 그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 이후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맥락과 연결된다. 중국은 해당 발언 철회를 요구해 왔지만, 일본 측은 원론적인 대화 유지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평가는 자제했다. 대신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과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 한일 관계 언급 부재
한일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여러 차례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말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날 회견의 주된 초점이 중국 및 안보 문제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회견에서는 일본의 국내 정치적 과제와 안보 전략도 언급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중 일본 안보 정책의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개정에 강한 의욕을 표명했다. 이를 통해 방위력 강화와 주변국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종합해보면 다카이치 총리의 신년 회견은 내정과 외교를 동시에 겨냥한 복합적 메시지다. 아베 전 총리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보수 세력 결집을 노리는 한편, 중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기고 안보 강화 의지를 분명히 하는 등 균형 잡힌 접근을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향후 일본 외교 및 국내정책의 실제 전개가 주목된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