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계 오른손 타자 로브 레프스나이더(34·한국명 김정태)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는다. 연봉은 3배 가까이 오른 625만 달러(약 93억원)에 1년 계약을 맺었고, 월드시리즈 패권을 노리는 시애틀 타선의 핵심 플래툰 카드로 낙점됐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간) "외야와 1루를 오가는 우타자 레프스나이더가 시애틀과 1년 메이저리그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625만달러는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받은 210만 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레프스나이더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뒤 독일계 아버지와 아일랜드계 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 애리조나 대학 시절 대학야구 스타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12년 뉴욕 양키스에 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187순위)로 지명되며 프로에 입문했고, 2015년 양키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 탬파베이 레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시애틀이 그의 일곱 번째 팀이 됐다.
시애틀과 인연에는 '한국'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레프스나이더는 추신수(2005∼2006년 1군), 백차승(2007년), 이대호(2016년)에 이어 시애틀에 입단한 네 번째 한국 출생 선수로 기록된다.
레프스나이더가 MLB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팀은 보스턴이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시즌 동안 보스턴에서 뛰며 통산 타율 0.276, 출루율 0.364, 장타율 0.440을 기록했다. 주전급 풀타임 타자라기보다는 맞춤형 플래툰 자원에 가까운 역할이었지만,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공격 생산력만큼은 꾸준히 리그 평균을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레프스나이더의 진짜 가치는 '좌완 킬러' 본색에서 나온다. 지난 4시즌 동안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12, 출루율 0.407, 장타율 0.516, wRC+ 155를 올렸다. 500타석 이상 좌완 투수를 상대한 80여 명의 타자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로,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우타 플래툰 카드로 평가된다. 현지 매체가 "지난 4시즌 동안 레프스나이더는 좌완을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한 우타자 중 한 명이었다"고 강조한 이유다.
시애틀은 1루·지명타자 요원인 좌타 거포 조시 네일러와 장기 플랜을 세운 상태로, 레프스나이더를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는 플래툰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에서도 레프스나이더는 코너 외야와 1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필요시 지명타자 슬롯에서도 선발 출전이 가능한 멀티 포지션 자원이다.
최근 몇 년간 정상 문턱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반복했던 시애틀로서는 특정 유형의 투수에게 라인업이 쉽게 봉쇄되는 약점을 플래툰으로 보완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됐다. 좌완 공략에 특화된 레프스나이더 영입은 그 해답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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