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포집한 '블루수소'…원전 활용 '핑크수소'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정부 최종목표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그린수소, 블루수소, 핑크수소, 그레이수소… 다양한 수소의 색깔은 어떻게 부여될까?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린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레이와 블루, 핑크 등 다양한 수소의 이름은 그린수소와는 어떻게 다를까. 우선 수소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알아보자.
◆ 현재 수소 생산량 90% 이상은 '그레이수소'
기후부는 지난 17일 업무보고에서 10대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산업의 탈탄소 전환 적극 지원을 위해 국내 청정수소 생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탈탄소의 수단으로 '그린수소'와 '핑크수소'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제시했다.
실제 수소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하지만 에너지업계는 수소의 현재 생산 방식과 탄소 배출량에 따라 임의적인 색깔을 부여해 구분하고 있다.

먼저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하는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해 '가장 더러운 수소'로도 불린다.
주로 천연가스를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수증기 개질 방식으로 만드는데,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하거나 저장하지 않고 그대로 대기로 내보내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기술이 성숙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정유·화학 공정 등 공장에서 사용하는 수소의 대부분이 그레이수소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수소 생산량의 90% 이상이 여전히 그레이 수소다.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블루수소'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이용해 만들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생산 설비에 탄소 포집·저장 설비를 붙이는 방식이라 초기 진입 장벽은 낮은 반면 기술 성숙도는 높아 '과도기적 청정수소'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를 전부 포집하지는 못해 온실가스를 여전히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저장 등의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수소 생산 단가가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 블루·핑크수소는 '과도기'…최종 목표는 친환경 '그린수소'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그린수소'는 생산에서 사용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없앤 친환경 수소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며, 과정에 화석연료 연소가 포함되지 않아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린수소는 아직 그레이수소나 블루수소보다 비용이 비싸고 생산효율도 낮지만, 향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최종 단계 수소'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핑크수소'가 차세대 청정수소로 꼽히고 있다. 원자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24시간 안정적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나 폐기물 처리 등 고질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기후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제주도에서 50메가와트(MW)급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경상북도 울주에서 10MW~20MW급 핑크수소 생산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달 발표한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그린수소가 포함됨에 따라 실증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범수 기후부 수소경제기획과장은 "그린수소가 15대 과제에 포함되며 예타 면제 검토가 가능해졌다. 빠른 사업 진행을 통해 국내 수전해 설비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전해 설비를 국산화하고 재생에너지 시설을 늘려 단가를 낮춘다면, 현재 걸림돌로 지적되는 그린수소의 가격도 낮출 수 있다.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 그린수소가 실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용어설명
▶그레이(gray) 수소 :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수소
▶블루(blue) 수소 :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만들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대기로 바로 내보내지 않도록 처리한 수소
▶핑크(pink) 수소 :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또는 고온 증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
▶그린(green) 수소 :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또는 전혀 배출되지 않는 수소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