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형 울진죽변수협장 "포획량·위판고·품질 전년보다 탁월...풍어 기대"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의 죽변항이 분주하다.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떨어지면서 제법 쌀쌀한데도 죽변항 위판장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위판장 물양장에는 닻을 내린 자망어선들이 마치 열병식을 하듯 정박해 있다. 뱃머리에 외국인 어부들이 삼삼오오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위판장에는 어업인들이 조금은 상기된 모습으로 위판 개시를 기다리고 있다.
19일 오전 8시 30분. 울진죽변수협 판매과 직원이 호루라기 소리로 첫 위판을 알린다. 수협 직원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위판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층 부산해진다.
오늘은 울진의 겨울 명품인 '울진대게' 첫 위판일이다. 대게 그물 첫 투망 19일 만이다.
12월 첫날인 지난 1일 죽변항에 선적을 둔 대게잡이 어부들은 일제히 대게 그물을 풀었다.
올 들어 첫 대게 위판에는 죽변항에 선적을 둔 자망어선 등 대게잡이 어선 22척이 참여했다. 대게 조업에 나서는 어선은 모두 34척이다.
이들 대게잡이 어선들은 본격적인 조업에 앞서 조(組)를 짜고 조별로 위판 순서를 정해 공개 입찰에 응한다.
올해는 A~D조 등 4개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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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어업 칭송 자자' 죽변항 대게잡이....자망 자율관리공동체, 전국 최우수 단체 선정
죽변자망협회(회장 임기봉) 등 죽변항의 대게잡이 어민들은 '자망 자율관리공동체'를 구성하고 수년 전부터 울진대게 자원 보존을 위해 자율적으로 'TAC(총허용어획량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위판량 쿼터제'를 스스로 도입하고 연안어업의 경우 1척당 최대 600마리, 근해어업은 최대 700마리만 위판하도록 규정하는 등 어민들 스스로가 대게 자원 보존을 위한 생태 어로를 정착시켜 왔다.
죽변항 자망어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TAC(총허용어획량제)' 운영과 함께 '위판량 쿼터제'를 두고 수산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대게 자원 보존과 어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함께 도모하는 "착한 어업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지속가능 어업 정착을 위한 노력은 지난 2024년, 정부로부터 전국 최고의 자율관리어업공동체로 선정되고 육성 사업비 1억 6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죽변항 자율어업공동체가 내로라는 경남과 전남권의 어업공동체 1138개 단체를 누르고 전국 최고의 자율관리어업공동체로 주목받은 셈이다.
죽변항 자망어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TAC(총허용어획량제)'와 '위판량 쿼터제'를 두고 수산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대게 자원 보존과 어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함께 도모하는 "착한 어업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 죽변항 '울진대게' 위판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소비자들 "죽변항 생산 대게, 가장 믿을 수 있는 브랜드"
죽변항에 대게잡이 자망어선이 입항하자 어민들이 대게를 광주리에 담아 조심스럽게 위판장 바닥에 쏟고 빠른 손길로 대게를 가지런히 진열한다. 공개 위판을 위해 대게를 진열하는 어민들의 손놀림이 빠르다 못해 눈부시다.
어부들의 빠르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위판장이 대게로 가득 차다. 어민들의 얼굴이 속이 꽉 찬 울진대게의 진한 분홍빛처럼 발갛게 상기돼 있다.
죽변수협 소속의 중매인들이 위판장을 돌며 위판을 기다리는 대게를 손가락으로 찔러보며 세심하게 관찰한다.
살이 꽉 찬 대게를 먼저 선점하기 위해서이다.
죽변항의 '울진대게' 위판 준비는 매우 독특하다. 영덕이나 포항 지역과는 달리 대게 법정 조업 치수인 9㎝ 이상의 대게를 각각의 크기만큼 따로 진열하지 않고 한꺼번에 진열해 입찰하는 방식이다.
조업이나 진열 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진 대게는 따로 모아 입찰에 부친다. 이를 어민들은 '무더기 입찰'이라고 부른다. 상품과 비상품을 엄격하게 구분해 입찰하는 셈이다.
이 같은 입찰 방식 때문에 소비자들은 죽변항에서 생산되는 대게를 '가장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 칭하며 '가장 선호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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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복 울진군수, 첫 입찰 직접 진행..."대게 풍어와 어업인 안전 기원"
올해 첫 '울진대게' 위판은 손병복 울진군수가 조학형 울진죽변수협장과 판매과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진행했다.
이날 손 군수는 울진죽변수협 소속 중매인이 건네는 일명 '후다(대게 1마리당 입찰가를 적은 나무로 만든 도구)'에 적힌 입찰가를 일일이 확인 후 낙찰가를 발표했다.
손 군수는 중매인들이 건네는 '후다'를 빠르게 확인하는 등 익숙한 손길로 입찰을 진행해 어업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손 군수는 첫 위판에 앞서 "대게 풍어와 죽변항의 풍성함, 어업인들의 안전"을 기원하고 자망 어업인들과 수협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별로 위판이 마무리되자 낙찰된 어민들이 손수레에 빠른 손길로 대게를 담아 수족관으로 이동한다.
영덕 등 타 지역에서 울진대게 구입을 위해 달려온 대게 상인들이 미리 대기해 놓은 활어 차량에 입찰이 끝난 대게를 옮기느라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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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첫 위판보다 위판량, 위판고↑..."대게 풍어 예감"
4개 조로 나눠 순서대로 진행된 이날 첫 위판은 오전 8시 30분에 개시돼 오전 10시 30분쯤 마무리됐다.
첫 위판에서 거래된 '울진대게'는 6947마리로 집계됐다. 위판가는 마리당 최저 7000원에서 최고 1만 5700원에 거래돼 9700여 만 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첫 위판일인 12월 16일 진행된 위판량인 2250마리보다 4700여 마리가 늘어난 규모이다. 또 위판고도 지난해 2470여 만 원에 비해 7200여 만원이 불어난 9700여 만 원으로 집계됐다.

조학형 울진죽변수협장은 "올해의 경우 첫 양망작업이 지난해보다 3일가량 늦게 진행된 데 비해 포획량은 지난해보다 월등하게 많고 위판가 또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지난해 첫 조업 당시보다 품질 또한 탁월해 올해 대게 조업이 풍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울진대게'가 본격 조업에 들어가고 최근 죽변항의 새 명품 특산물로 각광받는 '대방어' 철이 돌아오면서 죽변항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