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익 대표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미래교육포럼이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연속으로 진행한 네 차례 정책보고회는 ESG·학교운동부·공·사교육 상생·AI 플랫폼(강원GPT)이라는 네 개의 축을 통해 "강원교육의 판을 바꾸겠다"는 선언을 구체화했다.
강원교육을 '설명하는 행정'에서 '연결되는 교육 행정'으로 옮기려는 이 시도는 공교육의 역할과 구조를 함께 다시 짜는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원에서 시작된 네 번의 질문
강원미래교육포럼은 ESG, 학교운동부, 공·사교육 상생, AI 플랫폼(강원GPT)을 잇달아 꺼내 들며 "강원 어디서나 가능한 경쟁력 있는 공교육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정책으로 입증해 보이려 했다.
최광익 대표는 네 번의 모두발언에서 "강원교육의 판을 바꾸겠다"는 말과 함께, 강원도를 떠나는 이유로 '교육 기회의 부족'을 지적하며 "강원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인식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이 기획은 학생·학부모·교사가 흩어진 채 각자 싸우는 구조를, 정책·예산·디지털 인프라로 다시 연결해 보겠다는 제안이자, 강원에서 시작하는 미래교육 실험의 출발선이다.
◆ESG 공교육 – 위기와 책임을 교실로 끌어들이다
첫 번째 정책보고회 '대한민국 1호, 강원형 ESG 공교육'은 기후위기·지역소멸·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교실 안으로 가져와, 공교육이 함께 책임져야 할 의제로 삼자는 데서 출발했다.
학교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 절감, 탄소중립 교육을 수업과 학교운영에 통합하고, 돌봄·학교폭력·돌봄노동 등도 ESG 관점에서 다시 보기 시작하자는 제안은 "지속가능한 공교육"이라는 키워드를 강원교육 담론의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학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학교-지역 공동체' 모델은, 입시로만 평가되는 학교를 지역사회와 지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러나 ESG는 좋은 구호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학교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언제부터 시범 운영할지, 교사 연수·시설 투자·지역 협력까지 포함한 로드맵과 예산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에서의 적용 방식, 학생 부담을 늘리지 않는 교과·창체 설계, 교사 업무 증가를 막기 위한 행정 지원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학교운동부 – "5607개의 땀방울, 500개의 길"
두 번째 '학교운동부 활성화 정책설명회'에서 강원미래교육포럼은 운동부를 소수 엘리트가 기록을 내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선수의 학습·진로·삶을 함께 책임지는 교육공간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5607개의 땀방울, 500개의 길'이라는 기조발표 제목처럼, 수많은 훈련의 결과가 졸업 이후 좁은 진로 선택지로 귀결되는 현실을 바꾸자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학생선수의 수업 결손과 전학·진학에서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학습권 보장, 도교육청 산하 '학교운동부 활성화 위원회' 설치, 장학제도 마련, 지역 실업팀·클럽과의 연계 강화 등이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이 구상이 실현되려면, 학사운영 기준과 훈련시간 조정, 전국·도 단위 대회 일정과 규정까지 손대야 한다. 대한체육회·종목단체·지자체와의 협력 구조를 새로 짜고, 학교 역할과 지역 스포츠 인프라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생선수를 "입시·실적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삶"으로 보겠다는 인식 전환이 학교 안팎에서 동시에 일어나야 정책이 힘을 갖을 수 있다.

◆공·사교육 상생 – 10+10=20, 바우처가 던진 질문
세 번째 '공교육과 사교육의 상생과 협업 정책설명회'는 공·사교육 관계를 정면으로 다시 묻는 자리였다.
강원미래교육포럼은 공교육과 사교육을 경쟁이 아니라 동반자로 보고, "사교육비 부담을 개인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나눌지"를 새로 설계하자며 '강원학생교육바우처(10+10=20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교육청 10만 원, 지자체 10만 원을 더해 학생 1인당 월 20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하고, 학원·예체능·코딩·외국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은, 사교육 의존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공공의 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 실험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 방과후학교·행사 예산 재구조화, 불필요한 시설·행사비 절감을 통해 연 2000억 원 규모 재원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도 제시됐다.
하지만 '누가, 어디까지 부담하고, 무엇을 공공 사교육으로 인정할지'는 쉽지 않은 질문이다. 소득·지역에 따른 차등 여부, 바우처 사용처 인증과 품질 관리, 사교육 업체의 난립과 과열 경쟁 방지, 기존 방과후학교·돌봄과의 관계 조정 등은 모두 사회적 논쟁과 제도 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바우처가 교육격차를 줄이는 도구가 될지, 인기 강좌 쏠림과 시장 편중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될지는 앞으로의 설계와 관리에 달려 있다.

◆강원GPT – '연결되는 행정'의 실험실
네 번째 'AI 기반 학부모 맞춤형 소통 플랫폼(강원GPT) 구축 정책설명회'는 앞선 세 번의 논의를 하나의 디지털 인프라로 묶어내는 시도다.
최광익 대표는 기조발표 '모든 부모가 연결되는 곳, Gangwon Parents Together Chat'에서 강원GPT를 통해 학부모가 24시간 자녀의 학교생활·진로·복지 정보를 AI 상담 형태로 안내받고, 교사는 반복 안내·행정 업무를 줄이며, 교육청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강원형 디지털 공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AI 기반 맞춤형 안내 시스템, 24시간 상담·안내, 정책·교육·복지 정보 매칭 알고리즘, 포용적 서비스 설계, 교사 보호와 행정 효율화가 핵심 전략으로 제안됐다.
강원GPT는 정보 격차를 줄이고 공교육 신뢰를 회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편향,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와 직결된다.
어떤 데이터까지 수집·분석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오류와 피해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구제 절차, 스마트폰·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농산어촌·고령 학부모를 위한 오프라인·전화·창구 지원 등은 제도화가 선행돼야 할 과제로 보인다.
AI가 '연결되는 행정'의 엔진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속도보다 투명한 거버넌스와 책임 구조 설계가 먼저라는 점을 이 정책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네 개의 축이 가리키는 것 – 강원에서 시작하는 미래교육 실험
네 차례 정책보고회를 하나로 모으면 세 개의 방향이 뚜렷해진다.
먼저 공교육의 역할 재정의다. ESG는 지속가능성을, 학교운동부는 학생의 몸과 진로를, 바우처는 기회와 형평을, 강원GPT는 정보와 행정을 잇는 도구로 제안되며, 공교육을 '시험 대비 시스템'이 아닌 '삶과 지역을 바꾸는 기반'으로 다시 세우려 한다.
또 '설명하는 행정'에서 '연결되는 교육 행정'으로의 전환이다. 네 번의 정책설명회는 모두 학부모·교사·도민이 참여하는 공개 설명회와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되며, 정책을 도민과 함께 설계하겠다는 방식을 일관되게 택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시도를 "강원에서 먼저 시작하는 미래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하려는 포석이다. 강원교육을 수도권의 변방이 아니라, 교육 5.0을 실험하는 전면으로 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좋은 기획'을 '실행 체제'로 바꾸기 위한 조건
이 야심 찬 시리즈가 강원교육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선 몇 가지 현실 과제를 넘어야 한다.
바우처·강원GPT·운동부·ESG 모두 상당한 예산과 법·조례 정비가 필요한 만큼, 강원도교육청·지자체·도의회·체육·사교육·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공·사교육 상생협의체와 전담 조직이 공식적으로 구성돼야 한다.
시범지역·실험학교를 통해 작은 성공 사례를 먼저 만들고,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조정하는 '단계적 도입' 전략도 중요하다.
또한 농산어촌·저소득층·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가중 지원과 오프라인 지원 체계를 병행하지 않으면, 바우처와 AI 플랫폼이 오히려 정보·접근성이 높은 계층에 더 유리하게 작동할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제안 단계에서만 소환되고 실행·평가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교사·학부모·학생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 구조를 갖추는 것도 핵심 과제다.
네 차례 정책보고회는 "강원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최광익 대표의 모두발언을 구체적 정책 언어로 옮겨 놓은 첫걸음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기획을 도민과 함께 제도와 예산, 그리고 학교의 일상 속으로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밀어 넣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강원미래교육포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강원교육 공동체가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지에 따라, 이 네 번의 보고회는 한때의 실험으로 남을지, 강원교육의 판을 실제로 바꾸는 분기점이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최광익 대표는 "강원교육의 판을 바꾸겠다. 강원도에서도, 강원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증명해 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원미래교육포럼에서 실시한 네 번의 정책보고회는 정대규(경영학 박사) ESG전문위원, 김효선 행정학 박사(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겸임교수), 김주일(경영학 박사) 경기대학교 교수, 김민혜 강원미래교육포럼 책임연구원이 각 주제를 발표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