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AI 반도체 수출 1200억 달러 달성 목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한국공학한림원이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향성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이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도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과 국가 차원의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AI 반도체 강국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을 열고, AI 반도체 산업을 국가 산업과 안보 차원에서 육성하기 위한 정책·기술·인재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안현 SK하이닉스 사장과 이혁재 서울대학교 교수가 주관했으며, AI 시대 대한민국의 기술·산업·안보를 책임질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언과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이혁재 위원장은 'AI 반도체의 중요성 및 개발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반도체가 단순한 기술 부품을 넘어 미래 산업을 좌우할 AI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2035년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7750억 달러로 2024년 대비 약 9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 미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이 맹추격하는 가운데, 한국은 메모리 분야를 제외하면 상용화 경험과 생태계 인프라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류수정 서울대학교 교수가 'AI 반도체의 생태계'를,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가 '각국별 AI 반도체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류 교수는 한국이 메모리 등에서는 강점이 있으나 프로세서, 시스템, 소프트웨어, 파운데이션 모델 등 생태계 전반의 통합 역량은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신경망처리장치(NPU) 국산 의무 사용 등 공공 주도의 생태계 조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미국의 칩스 액트(CHIPS Act), 중국의 국가 주도 전략, 대만의 국가 목표, 일본의 라피더스(Rapidus) 지원 등 주요 경쟁국들이 과제 개발비 지원을 넘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K-AI 반도체의 목표' 발표를 통해 'AI 산업 생태계 구축'과 'AI 소버린(Sovereign AI) 플랫폼 구축'이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국가 단위의 '버추얼 빅테크(Virtual Big Tech)'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특히 국방·에너지·보건의료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에서 자체적인 AI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I 반도체 강국의 가이드라인' 세션에서는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 전문가 그룹이 5대 분야,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AI 반도체 육성을 위한 강력한 거버넌스로 대통령 산하 'AI 반도체 육성위원회' 운영을 제안하고, 공공과 민간의 연구 역량을 결집할 'AI 반도체기술원' 설립을 촉구했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해 'Doctor of Chip(DoC)' 제도 신설, 연구자에 대한 파격적 보상, 병역 특례 확대 등 연구 동기 제고를 위한 법·제도적 패키지 개편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제조·설계·서비스를 연결하는 통합 생태계 구축, 공공 분야·국방 전력 등 전용 도메인 반도체 개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상용화 지원 등을 핵심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상담역은 기대 효과 발표를 통해 이러한 전략이 실행될 경우 2035년 연간 1200억 달러 이상의 AI 반도체 수출을 달성하고, 기술 주권 및 국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반도체는 대한민국 미래 50년의 기술·산업·안보를 책임질 핵심 동력이라며, 정부·기업·학계가 원팀이 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학한림원 회원, 국회, 정부 부처, 유관기관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