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육상을 대표해 온 단거리 간판 김국영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국가대표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대한육상연맹은 12일 발표한 국가대표팀 대표코치 채용 최종합격자 명단에서 김국영이 단거리 종목 지도자 부문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국영은 앞으로 여자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며 한국 육상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국영은 그동안 한국 남자 단거리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의 이름이 처음 크게 각인된 순간은 2010년 6월 7일 대구 전국육상선수권이었다. 당시 그는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하며 서말구 교수가 1979년 세운 한국 기록(10초34)을 31년 만에 깨뜨렸다.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는 10초23까지 기록을 끌어올리며 국내 스프린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이후에도 김국영의 질주는 계속됐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10초16이라는 기록을 찍으며 자신의 한국 기록을 다시 한번 바꿔놓았다. 2017년 KBS배에서는 10초13을, 이틀 뒤 치른 코리아오픈 100m 결선에서는 10초07을 기록해 개인 통산 다섯 차례나 한국 기록을 경신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한국 남자 100m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으며, 한국 육상 역사에서 가장 독보적인 기록의 주인공으로 자리한다. 실제로 한국 남자 100m 역대 1위부터 7위 기록(10초07~10초16)까지 모두 김국영의 몫이다.
국제 무대 경험도 화려하다. 그는 세계선수권 남자 100m와 계주 종목에서 총 다섯 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김국영의 마지막 메달을 장식한 국제 대회는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이정태, 이재성, 고승환과 함께 뛴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37년 만에 대한민국에 해당 종목 아시안게임 메달을 안겼다. 이전 메달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성낙균, 장재근, 김종일, 심덕섭이 따낸 동메달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커리어 뒤에는 이루지 못한 목표도 있었다. 한국 단거리의 숙원으로 불리던 '9초대 진입'이라는 벽을 끝내 넘지 못한 그는 여러 번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결국 꿈의 9초대를 달성하지 못한 채 스프린터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됐다.
김국영은 이제 트랙 위가 아닌 트랙 밖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 기록을 끊임없이 뒤바꿨던 그의 경험과 노하우가 국가대표 단거리 선수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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