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렸지만 차단한 건 '추가 인하의 문'
시장은 2026년을 '불확실성의 해'로 재평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지만, 월가의 해석은 단순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완화지만, 결정의 뉘앙스와 점도표가 오히려 '매파적(hawkish)'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반대 표심 확대, 점도표 내 극명한 이견, 그리고 성명 문구 변화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 성명 역시 "향후 인하의 시기와 규모는 불확실하다"는 문구를 새로 넣으며, 시장이 생각하던 인하 가능성을 다시 뒤로 밀어냈다.
금리는 내렸지만 기준은 더 높아졌고, 2026년 정책 경로는 가시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전환기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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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 "금리는 내렸지만 기준은 더 높아졌다"… 시장은 '매파적 인하'로 해석
B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이사는 이번 결정을 "명백한 매파적 인하"라고 규정했다.
그는 "반대표가 두 명이냐 세 명이냐보다 중요한 건 점도표에서 여섯 명이 '이번 회의에서는 인하 필요 없음' 의견을 냈다는 점"이라며,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인하를 단행하기 위한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여 놓았다"고 말했다.
RWA 웰스 파트너스의 JP 파워스 역시 이번 회의를 "합의가 무너진 연준의 민낯"이라고 표현했다.
파워스는 "점도표를 보면 2026년 금리 동결 주장 7명, 두 차례 이상 인하 주장 8명이다"라면서 "합의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네코프의 유진 엡스타인은 "세 명의 반대표가 나왔지만 그마저도 방향이 제각각"이라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이번 결정을 '매파적 인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 "연준은 중립 모드로 회귀"… '추가 인하=경기 둔화' 경고
MAI 캐피털의 크리스 그리산티는 성명의 문구 변화에 주목했다.
연준은 이번에 처음으로 "향후 금리 인하의 시기와 규모는 불확실하다"는 표현을 넣었는데, 이를 두고 그리산티는 "이는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지 말라'는 신호"라며 "추가 인하가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경로는 경기 둔화"라고 했다.
그리산티는 이어 "그런 상황에서 주식을 들고 싶어 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될까"라고 반문했다.
그리산티는 또한 이날 시장에서 헬스케어 섹터가 산업재에 이어 강세 2위를 기록한 점을 짚으며 "경기 둔화 환경에서도 안정적 현금흐름을 갖춘 헬스케어는 저평가된 '믿을 만한' 섹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6년에 인하가 있을지 모르지만, 투자자로서 나는 없기를 바란다"며 "연준이 비둘기파가 아니라 중립으로 돌아설 때, 인하는 기쁜 소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 2026년은 '불확실성의 해'… 구성 변화가 더 큰 변수
올스프링의 매티아스 샤이버는 "2026년으로 넘어가면 FOMC 구성 변화가 정책 경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은 2026년 말까지 두 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내년 6월 이후에야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 1월부터는 사실상 동결 모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랜스유니온의 미셸 라네리는 25bp 인하가 "신중한 완화" 신호로 작용해 소비자 신용 활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기관은 증가할 수 있는 수요에 대비해 심사를 엄격히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는 연준 성명을 "부분적으로 비둘기적이지만 신중한 톤"으로 해석하며, 3명의 반대자 구성도 "이전보다 나아진 편"이라고 분석했다.
애넥스 웰스의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성명에서 실업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remained low)'한다는 표현이 삭제된 점을 주목했다. 그는 "낮은 실업률이 뉴노멀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연준은 절대 수준보다 방향성 변화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