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교수들은 2025년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택했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10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한 '올해 사자성어' 추천 결과 '변동불거(變動不居)'가 꼽혔다. 전국의 대학교수 766명이 설문에 응했고 '변동불거'는 응답자 중 33.94%(260표)를 얻어 가장 많이 선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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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사(草史) 신상구 작가가 본지에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힌 예서체로 쓴 '변동불거(變動不居)'를 보내왔다. 신 작가는 원광대학교 서예학과를 나와 경상북도 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 울진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사진=초사 신상구] 2025.12.10 nulcheon@newspim.com |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힌 '변동불거'는 변할 변(變), 움직일 동(動), 아닐 불(不), 살 거(居)의 한자로 이뤄졌다.
'변동불거'는 양일모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동양철학)가 추천했다. 양 교수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정권 교체, 여야의 극한 대립, 법정 공방, 고위 인사들의 위선과 배신을 목도했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신냉전, 세계 경제의 혼미, AI 혁신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K컬처의 성공, APEC 개최를 통해 국가 위상이 높아졌지만 국내외 불안 요인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60대 인문학 전공 교수는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의 도래에 대한 예측으로 변화를 대처하기 어려운 미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변동불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50대 교수(인문)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후의 변화를 보면서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잠재 역량을 실감했다"며 "대내적으로는 과거의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해당 교수는 그러면서 "산업적 패러다임도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한국인들이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하는 사자성어라고 생각한다"며 '변동불거' 선택의 의미를 말했다.
두 번째로 많이 꼽힌 사자성어는 '천명미상(天命靡常)'이다. '하늘의 뜻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이다. 전체 응답자의 26.37%(202표)를 얻었다.
'천명미상'을 추천한 김승룡 교수(부산대, 한문학과)는 "하늘은 특정한 단체, 사람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는 일은 없고 오직 덕이 있는 사람과 단체를 도와준다는 뜻"이라며 "올해 우리 사회가 겪은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사회의 근간이 백성(국민)에게 있음을 자각하는 것으로부터 즉 사회적 중축(中軸)이 다시 세워져 굳건해지는 것에서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3위는 '추지약무(趨之若鶩)'이다. '소문을 듣고 학자들이 오리 떼처럼 몰려들어 좌석이 늘 가득했다'는 뜻이다. 전체 응답자의 20.76%(159표)를 얻었다.
'추지약무'도 양일모 교수가 추천했다. 양 교수는 "한국은 대통령 탄핵에서 조기 대선, 정권 교체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치적 진영이 극단적으로 분열되고 여론이 하루 만에 급변하는 '쏠림의 시대'를 보여줬다"며 "경제적 측면으로는 부동산, 주식, 코인, 2차 전지, AI 테마 투자 등 단기간의 이익을 쫓아 한 방향으로 쏠리는 투기적 군중심리가 반복됐다"고 우려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추지약무'는 "이처럼 정치·경제·학문 모든 영역에서 군중적 쏠림과 불균형이 심화된 우리 시대의 가벼움을 상징하는 속담"이라고 설명했다.
nulche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