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지수 제외 가능성 부각…관련 기업 5% 물량 보유
BTC 3중 지지대 '경계선'…7만4500→7만달러 위험 구간
나스닥 약세 패턴 겹치며 암호화폐 투자심리도 위축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4시간 한때 8만3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급락 충격을 던졌다. 이번 하락은 유동성 부족과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불안, 그리고 MSCI의 지수 방법론 변경 가능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장이 스트레스를 소화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1일 오후 줄어든 유동성 속에 가격이 급락했고 이후 2일 아시아 거래 시간에 8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시간 2일 오후 8시 2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0% 오른 8만7399달러, 이더리움(ETH)은 0.44% 하락한 28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XRP, 솔라나(SOL), BNB 등 주요 알트코인들 역시 동반 하락 후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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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사진=로이터 뉴스핌] |
◆ MSCI 지수 제외 가능성 부각…관련 기업 5% 물량 보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급락이 통상적인 거시경제 촉발 요인보다는 현재 시장 구조가 지나치게 취약한 데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VALR의 파르잠 에사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취약한 시장 구조와 주말 동안 고갈된 유동성 조건이 충돌해 발생한 결과"라며 유동성이 얕아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버티지 못한 상황을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MSCI가 암호화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글로벌 지수에서 제외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제안은 대차대조표 상 암호화폐 비중이 높은 ▲스트래티지(NASDAQ:MSTR) ▲마라 홀딩스(MARA) ▲라이엇 플랫폼즈(RIOT)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 등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 규모는 모두 합쳐 1370억달러 규모로 전체 비트코인의 약 5%에 해당한다.
에사니는 지수 규칙이 실제로 변경될 경우 지수 펀드들이 보유 자산을 자동으로 재검토하게 되고, 이는 해당 기업 주식의 강제 매도와 자금 이동을 야기할 수 있다며 시장이 이미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강제 자본 흐름으로 생길 수 있는 단기적 불균형"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월의 불안한 출발은 비트코인에 특히 부담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11월 한 달 동안 17.5% 하락하며 최근 3년 중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고, 약 8만500달러 아래를 지속적으로 하향 돌파할 경우 일부 트레이더들은 6만4000달러 수준까지의 기술적 하락 목표가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사니는 시장이 계속 약세 흐름을 이어간다면 비트코인이 6만~6만5000달러 구간에서 지지를 시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구간에서는 스트래티지의 경쟁자들을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에 나설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 BTC 3중 지지대 '경계선'…7만4500→7만달러 위험 구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기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3중 지지대' 부근에서 위태로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2023년 이후 저점을 높여온 주요 상승 추세선이 자리하고 있고,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하는 100주 단순이동평균(SMA)도 바로 아래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약세장 바닥에서 최근 기록한 12만6000달러 고점까지 상승폭을 기준으로 계산한 38.2% 피보나치 되돌림 구간까지 겹치며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지지 구간이 집중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 지지대가 무너질 경우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체는 비트코인이 이 구간을 지켜내지 못하면 우선 지난 4월 형성한 7만4500달러 부근의 스윙 로우(단기 저점)가 첫 번째 하락 목표로 열리고, 이후에는 2021년 강세장의 정점이었던 7만달러 아래 구간까지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미 2026년 초 비트코인이 8만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시나리오까지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상승세를 회복하려면 약 10만2252달러 선에 놓인 50주 SMA를 재돌파하는 것이 필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 나스닥 약세 패턴 겹치며 암호화폐 투자심리도 위축
한편 글로벌 기술주와 동행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은 나스닥 지수가 보내는 고점 경고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나스닥 월봉 차트에는 이른바 '행잉맨(hanging man)' 패턴이 나타났는데, 이는 기술적 분석에서 대표적인 약세 반전 신호로 꼽힌다. 캔들 몸통이 작고 아래 꼬리가 길게 늘어져 있으며 윗꼬리는 거의 보이지 않는 형태로, 매수세가 힘을 잃고 매도 압력이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패턴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출현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통상 이런 위치에서 등장한 행잉맨은 기존의 상승 랠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거나 단기 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기술주와 비트코인이 최근 몇 년간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스닥의 고점 불안이 암호화폐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