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25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온 베테랑 왼손 거포 최형우(42)가 친정팀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자 군단은 한층 파괴력 있는 타선을 갖추게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1월 KIA와 1+1년, 최대 22억원 규모의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종료와 함께 계약이 만료되면서 FA 자격을 얻었다. KIA 잔류가 유력해 보였지만,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삼성이 구애에 나서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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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 [사진=KIA] |
삼성은 단순한 관심 표명이 아닌 구체적인 조건 제시로 승부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최형우를 반드시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최형우의 마음이 움직이면서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약서에 최종 사인이 이뤄지면 최형우는 2016년 이적 후 10년 만에 파란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다.
최형우와 삼성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형우는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 지명을 받았지만, 2005년 방출을 겪으며 프로 커리어가 한 차례 좌절됐다. 그러나 2007년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타격 7관왕을 차지하며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고, 2008년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126경기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까지 차지하며 야구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삼성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할 때, 최형우는 핵심 타자였다. 2014년에는 113경기에서 타율 0.356 31홈런 100타점 92득점을 기록하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그는 4년 총액 100억원을 제시한 KIA를 선택하며 KBO리그 최초의 '100억 FA'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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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 [사진=KIA] |
KIA 이적 후에도 최형우의 방망이는 녹슬지 않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7·2018·2020시즌에는 25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올해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7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28을 찍으며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평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삼성이 최형우 영입에 공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는 타자 친화적 홈 구장을 갖춘 삼성은 지난 2년간 팀 홈런 1위(2024년 185개, 2025년 161개), 올 시즌 팀 장타율 1위(0.427)를 기록할 만큼 화끈한 장타 야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젊은 타자 비중이 높다 보니 타선의 기복이 문제였다. 한 번 침체에 빠지면 연패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가운데 베테랑의 존재감이 절실했다.
현재 삼성 타선의 축은 간판 타자 구자욱과 '젊은 거포' 김영웅 그리고 올 시즌 50홈런을 폭발시킨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로 구성돼 있다. 시즌 종료 후 디아즈와 재계약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최형우까지 합류한다면 상대 배터리가 숨 쉴 틈이 없는 초호화 중심타선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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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시절 최형우. [사진=삼성] |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꾸준함'과 '리더십'이다. 젊은 타자가 많은 삼성 타선은 한번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이를 되돌리는 힘이 부족해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온 최형우가 중심에 서게 되면,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에서 팀 전체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삼성은 2024시즌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5시즌에는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이제 우승을 위한 마지막 단추를 채우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남아 있지만 현 시점에서 흐름은 분명히 최형우의 삼성 복귀로 기울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거포의 마지막 불꽃이 친정팀 삼성에서 타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