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낙관론 속 2026년 장밋빛 전망 잇따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말을 앞둔 뉴욕 증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주말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한때 인공지능(AI) 열풍이 한풀 꺾이며 '거품' 논란이 고개를 들었지만, 정작 먼저 터진 것은 거품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공포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11월 들어 AI 대표주 조정으로 인해 뉴욕증시 S&P500지수는 2008년 이후 최악의 11월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추수감사절 주간 랠리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기술주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랠리가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 지수가 모두 10여 년 만에 가장 좋은 '추수감사절 주간'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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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의 황소상 [사진=블룸버그 ] |
미즈호증권의 조던 클라인 이사는 "엔비디아 한 종목이 7% 가까이 밀려도 시장 전체와 기술 섹터가 같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 전체를 사고 싶어하지만, 이제는 AI 몇 종목이 아니라 다른 섹터와 테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 랠리 기대와 더불어, 월가는 이미 시선을 2026년으로 옮겼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2026년 S&P 500 지수 두 자릿수 상승을 전제로 한 장밋빛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고, AI는 그 중 하나의 동력이자 상징적 모멘텀으로 자리 잡고 있다.
JP모간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야스 수석 전략가는 S&P 500이 2026년 말 7,5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며, "견조한 이익 성장과 낮아지는 금리, 완화되는 정책 불확실성이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AI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세계 성장 엔진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록적인 설비 투자와 빠른 이익 성장세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 정부 셧다운 여파로 뒤늦게 공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 머물렀고, 이에 따라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이미 80%를 웃돌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시 카브라 미국 주식전략 책임자는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는 아직 끝나지 않은 '미완의 과제'이며, 이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강세장이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술주 이외 업종의 마진 개선을 근거로 "2026년에도 비(非)기술 섹터가 이익 사이클을 이어가며 랠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경고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소매판매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그간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 여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만약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_에서 시장이 기정사실화한 금리 인하가 무산될 경우, 연말 랠리가 '김 빠진 샴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로젠버그리서치 창립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은 꼭지(천장)를 암시할 수 있다"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 상황을 상기시켰다.
다만 닷컴 버블 시기에도 급락 전 상당 기간 높은 변동성과 급등·급락이 반복됐던 만큼, 지금의 출렁임만으로 당장 버블 붕괴를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게 대다수 전략가들의 시각이다.
AI를 둘러싼 '거품 논쟁'은 이어지겠지만, 당장은 차익 실현 대신 '한 번 더'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우세한 모습이다.
거품이 터지기 전에, 일단 먼저 꺼진 것은 투자자들의 공포심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