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
뉴욕서 국무부-외무성 라인 접촉한 듯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달 방한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북한 측과 수차례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실상 단절됐던 미 국무부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간 비공식적 외교 창구인 '뉴욕채널'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재가동됐다는 평가다.
한반도 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24일(현지시간) 뉴스핌에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방한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9~10월께 북한과 수차례 접촉했다"고 밝혔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희망했기 때문에 국무부가 북한 측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접촉을 시도했는데 북한이 응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관리들 간 실무접촉이 수차례 이뤄졌다면서도 구체적인 접촉 방식이나 논의 내용은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 제약과 보안 우려 탓에 국무부 관리들이 뉴욕에서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와 백악관은 북미 실무접촉 여부와 관련한 뉴스핌의 질의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뉴스핌은 해당 내용을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 했다.
비록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양국 간 실무접촉이 이뤄졌다면 그 동안 단절 상태였던 북미 간 '뉴욕채널'이 재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말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80차 유엔총회에 7년 만에 대사가 아닌 고위급 외교관인 김선경 외무성 부상(차관)을 파견해 북미 간 뉴욕채널을 통한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 국무부 내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최고위급 관리인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이 카운터 파트인 김 부상과 직접 접촉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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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다른 외교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국이 북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뉴욕채널을 복구하려 애썼지만 북한은 줄곧 냉담하게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국무부 관리들이 한번은 대화 제안을 담은 문건을 서류봉투에 넣어 뉴욕 북한 유엔대표부 건물의 닫힌 출입문 틈으로 밀어넣었는데 북 대표부 관계자가 그대로 문 틈으로 봉투를 다시 밀어내기도 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한이 태도를 바꾼 듯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북미 간 뉴욕채널이 재가동됐다면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할 실무 창구가 마침내 복원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즈음한 북미 정상 간 재회 가능성 등 트럼프 대통령이 재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북미 간 뉴욕채널을 통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