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정부의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21일(현지 시간) 10월 정부 순차입 규모가 174억 파운드(약 33조6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재정 감시 기관인 예산책임처(OBR)가 예상했던 144억 파운드를 크게 웃돌았고, 로이터 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 150억 파운드도 상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영국 정부의 총 순차입 규모는 1168억 파운드(약 225조원)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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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사무실 앞에서 빨간색 예산 가방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10.30. ihjang67@newspim.com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오는 26일 세금 인상 등의 방안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재정적자 증가로 더욱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브스 장관이 200억~300억 파운드로 추정되는 재정 구멍(fiscal hole)을 메꾸기 위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작년도에도 가을 예산안 발표 때 400억 파운드 규모의 증세를 단행했다. 당시 리브스 장관은 더 이상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제 성장 둔화와 높은 차입 비용으로 공공 재정 상황은 악화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루스 그레고리는 "(정부의) 예산안 발표 전 마지막 주요 경제 지표인 이번 수치가 상당히 우울한 그림을 보여줬다"며 "예산안에 담길 추가 증세 방안이 연말 연휴 시즌의 소비를 제약하고, 내년 초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정부가 소득세 인상 계획을 막판에 철회했는데, 그 이후 국채 투자자들은 리브스 장관이 정부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발표할지 긴장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ONS는 이날 영국의 10월 소매판매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연구기관 GfK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2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일부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출을 미루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으나, 팬시언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롭 우드는 "예산안을 둘러싼 점점 혼란스러운 상황이 소비자 지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