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은행(BOJ)에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 재무부는 28일, 베선트 장관이 27일 열린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과의 회담에서 BOJ의 금융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BOJ가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금리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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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 베선트 장관은 27일 밤 가타야마 재무상과 회담했다.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회담 요약문에는 일본의 경제 정책과 관련해 "건전한 통화 정책 수립과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베선트 장관은 "아베노믹스 도입 이후 12년이 지나 상황이 크게 변했다"며 "현재는 엔저와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과제로, 과거와는 다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BOJ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현재 BOJ의 정책금리는 0.5% 수준이다. 실질금리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 금리로 이는 엔화 약세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8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BOJ가 대응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그들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서는 "BOJ가 적절히 통화 정책을 운용한다면, 엔화 환율도 합리적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의 발언에 이날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발언이 공개되자 BOJ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엔화 매수·달러화 매도세가 강해졌다. 엔화는 한때 1달러=151엔대 후반까지 상승하며, 하루 만에 1엔 이상 엔화 강세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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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달 달러/엔 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 |
시장의 관심은 BOJ의 결정에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1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시장에서는 정책금리를 현행 0.5%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주 49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BOJ의 금리 인상 시점을 29~30일 회의로 본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이는 9월 조사 당시 가장 많았던 36%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BOJ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요구'라는 새로운 변수를 안고 회의에 나서게 됐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