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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는 AI 인재대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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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연봉 4억에 주택과 자녀 학자금 제공' - 2024년 초 카이스트 전체 교수 4명 중 1명이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메일의 내용이다. 중국 정부의 인재 영입 프로그램 '천인계획'의 일환이었다. 

한국과학기술 한림원의 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회원 200명 중 62%에 달하는 123명이 최근 5년 내 해외기관이 영입제안을 받았다. 이 중 52명(42%)가 실제 이주했거나 제안을 검토 중이며 영입제안의 83%는 중국 발이었다. 2025년 9월에는 카이스트 최연소 임용 기록을 가진 송익호 명예교수가 중국 청두 전자과학기술대 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해에도 석학 여럿이 정년 후 중국행을 택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 인재를 놓고 벌이는 세계대전에서 한국은 방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2024년, 한국은 OECD 38개국 중 AI 인재 순유출 규모에서 35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인재를 빨아들이는 동안 한국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는 한국을 세계 5위 AI 인재 유출국으로 분류했다.

국내 AI 기업의 81.9%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2027년까지 1만 2,800명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은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AI인재들은 왜 한국을 떠나는 걸까? 

대한상의 보고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 협력 기회의 부족을 지목했다. 미국 빅테크에서는 연봉 3~5억 원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1~2억 원에 불과하다. 단순히 돈만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최신 GPU 클러스터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예산 확보와 행정 업무에 치인다. 심지어 정치적인 눈치까지 봐야 한다.

지난 22일 네이버 1784에서 열린 컨소시엄 협약식 모습.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5개 대학의 교수진 및 학생들이 산학협력을 위한 컨소시엄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클라우드]

더 큰 문제는 생태계의 부재다. 한국은 창업은 쉽지만 엑시트는 어렵다. 스타트 업을 키워도 시리즈 B·C 투자가 어렵고, 상장이나 M&A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작동하지 않는다. 반면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성장-엑시트-재창업의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학 졸업자 1인이 해외로 이주할 경우 공교육비 손실 2억 1,483만 원, 세수 손실 3억 4,067만 원으로 총 5억 5천만 원 이상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10년간 미국으로만 매년 약 2,000명의 한국인 AI 인재가 유출됐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포스닥으로 미국에 간 연구자가 구글, 메타에 스카우트되면 돌아오지 않는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미국 GDP가 되고, 그 사람이 키운 후배들은 미국 기업의 자산이 된다. 한국은 교육비만 대고 열매는 미국이 따가는 셈이다. 10년간 1조 원이 넘는 국부가 미국의 기술 패권을 키우는 데 쓰였다.

챗GPT 아틀라스 로고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10.22 kongsikpark@newspim.com

우리가 인재를 잃는 동안 전 세계의 인재 쟁탈전은 한층 더 치열 해졌다.

미국은 전 세계 상위 20% AI 연구인력 중 57%를 자국으로 끌어들였다. 2023년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AI를 위한 행정명령'으로 AI 전문가 비자를 확대했고, H-1B 비자 제도를 현대화해 최고급 인재의 영주권 취득을 원활하게 했다.

중국은 더 공격적이다. 2020년 '치밍계획'으로 귀환 혁신인재는 100만 위안(약 1억 8천만 원), 청년인재는 50만 위안(약 9천만 원)의 정착금을 지급한다. 지방정부가 1:1 매칭 펀드를 제공해 실질 지원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난다. 중국의 한 AI 기업은 신입 연구원에게 중국 대졸 평균 급여의 8배인 월 천만 원을 제시했다. 2025년 10월부터는 해외 명문대 STEM 학위 소지자에게 취업과 무관하게 입국, 단기 체류, 연구, 창업이 가능한 특별 비자를 발급한다.

인재전쟁에서 한국은 이미 늦었다는 냉정한 시각도 있다.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 같은 정부 R&D 예산, 규모와 실행력에서 압도적으로 부족한 정책,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생태계, 부족한 연구환경 등을 단시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최상위 인재 유출은 국가 미래의 위기다. 포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포기해서도 안 될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사례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23년 도입한 '특별고도인재제도(J-Skip)'는 배우자 무조건 취업 허용, 부모 동반 가능, 가사도우미 고용 지원 등 가족 전체를 배려한다. 연구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 전체를 배려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고도인재는 포인트제도를 통해 1~3년 만에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기존 10년 거주 원칙을 완전히 깨 버리고 실적활동에 따라 정착을 지원한다.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오래."  인재를 데려오는 것뿐 아니라 정주와 영주를 전제로 설계한 제도가 일본은 인재 순유출국에서 5년 만에 순유입국으로 전환했다.

미국 뉴욕주 뉴욕시 5번가의 애플 매장을 한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08 mj72284@newspim.com

더 이상 늦기 전에 인재 유출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이 미국, 중국과 같은 AI 초강대국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본, 영국, 캐나다처럼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AI 강국은 충분히 가능하다.

심도 있는 인재 정책이 절실하다. 중국이 인재 1명당 2억 원을 줄 때 한국은 40억 원을 4개 과제에 나눴고, 일본이 영주권을 보장할 때 한국은 비자 이름만 만들었다. 더 이상 보여 주기식 정책과 제도는 시간낭비다.

어쩌면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이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서둘러 글로벌 수준 보상, 선진국급 연구 환경, 획기적 비자 제도, 창업 생태계 활성화, 인재 양성 강화를 이루어야 한다. 정치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예산을 10배로 늘려야 한다. 규제를 풀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

 이 기회마저 놓치면 한국 AI의 미래는 없다. 한국의 최대 자산은 인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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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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