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가 국가 경제 살렸다" 산업 보호 명분 내세워 '국가안보' 강조"
GM·포드 주가 상승에도 제조비 부담·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 커져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중대형 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을 자찬하며,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최고 경영진이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관세가 미국 경제를 강하게 만든다는 관세 예찬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내 제조 비용과 소비자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투루스 소셜을 통해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이 방금 내게 전화를 걸어 중형 및 대형 트럭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며 "그들의 주가가 폭등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제조업체인 GM과 포드의 두 최고 경영자가 '관세가 없었다면 미국 내 트럭·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매우 긴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관세 부과가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라며 "관세가 있으면 강한 경제와 나라를 가지지만, 없으면 그 반대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관세 부과가 해외 경쟁업체로부터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에 25%, 버스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지난 17일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대로 GM과 포드는 올해 들어 연초 대비 각각 약 25%, 2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관세가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업계에 비용 부담을 준다는 우려와 차량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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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힌두교 최대 명절 '디왈리(빛의 축제)' 기념 행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년 10월 21일).[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 관세가 미국의 소 목장주들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축산 농가들은 그들이 이렇게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잘 나가게 된 유일한 이유가 브라질산 소고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내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소고기에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지난 20년간처럼 그들은 여전히 끔찍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소비자도 중요한 만큼 목장주들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내 소고기 가격은 관세와 가뭄,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약 13~15% 상승했다. 최근 한 달 사이 일부 지역에서 소매가가 파운드(453그램)당 9.70 달러(1만3800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축산 농가에도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최근 발표한 아르헨티나산 소고기 수입 확대를 통한 미국 내 쇠고기 가격 인하 방안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 탓에 급등한 장바구니 식료품 물가를 빨리 안정시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