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서방 석유 기업들,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에 관심을 보일 것"
베네수엘라 승부수로 중남미 재편 기회 잡은 루비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석유 봉쇄와 군사적 지렛대를 통해 정책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각)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 봉쇄와 역내 군사력 증강을 통해 확보한 지렛대를 활용해 정책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ABC 방송과 CBS 방송에 출연해 "여기서 벌어질 일은 우리가 그들의 석유에 대해 '격리(quarantine)'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국익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베네수엘라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며, 그것이 우리가 하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격리가 베네수엘라 변화를 압박할 막강한 지렛대라면서 "그 지렛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이며, 우리는 그것이 결국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미국이 "안전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이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그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내부 세력과의 협력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그게 어떤 집단일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루비오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그룹을 통한 통치' 구상보다 한층 완화된 접근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루비오는 미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NBC 방송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선택지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 유전 아닌 거버넌스 개혁…서방 기업 역할 강조
루비오 장관은 현재 베네수엘라 '권한대행' 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를 겨냥한 지속적인 압박 캠페인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NBC 인터뷰에서 "이는 통치가 아니라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고, 그것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도 좋고, 동시에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둘러싼 미국의 정책 목표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석유 기업들을 투입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파괴된 인프라, 특히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확인 매장 석유를 보유하고 있다.
루비오는 ABC 방송에서 "궁극적으로 이것은 유전 확보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제재 대상인 석유가 해당 산업의 거버넌스가 바뀌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도록 하는 데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은, 이란이나 다른 나라가 아닌 민간 기업들이 들어가 설비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오는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과 관련해, 특정 미국 석유 기업들과 직접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활동 중인 미국 기업은 셰브론(Chevron)이 유일하다.
그는 "서방 기업들로부터 매우 강한 관심이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더그 버검 내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이 상황을 평가하고 일부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는 민주적 이행 과정에서 베네수엘라가 언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CBS의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공개적으로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 그리고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를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미국의 급습 작전이 오랫동안 베네수엘라 문제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플로리다 출신 전 상원의원 루비오의 승리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루비오는 그동안 마두로 정권이 미국인을 살해한 '마약 테러(narco-terrorism)'에 연루돼 있다며 협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