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전북 현대가 4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끈 전북은 무너졌던 팀을 불과 한 시즌 만에 다시 일으켜세우며 K리그 역사상 최초로 10번째 우승 별을 새겼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3라운드에서 수원FC를 2-0으로 제압했다. 승점 71로 2위 김천 상무(승점 55)와 격차를 16점으로 벌리며, 파이널 라운드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2009년 첫 정상에 오른 뒤 2011, 2014~2015, 2017~2021년 그리고 2025년까지. 전북은 K리그 사상 처음으로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 |
거스 포옛 전북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 "10위에서 챔피언으로"…포옛의 리빌딩 성공기
지난해 전북은 정규리그 10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밀렸던 '추락한 명가'였다. 고심 끝에 전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를 이끌었던 거스 포옛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포옛 감독은 취임 때 "우승보다 순위를 정상 궤도로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지만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는 전북을 한 시즌 만에 챔피언으로 복귀시킨 구원자가 됐다.
◆ 초반 부진 속 '수비 축구' 전환이 터닝포인트
전북은 시즌 개막전 승리 후 4경기(2무 2패) 동안 무승에 그치며 11위까지 추락했다. 위기의 순간 포옛 감독은 공격축구 대신 6명의 수비라인을 세운 식스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보기엔 수비적이지만, 이길 수 있다면 그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판단이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전북은 5라운드 포항전부터 26라운드 대구전까지 22경기 무패(17승 5무)라는 놀라운 반등을 만들어냈다. 이는 K리그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
전진우와 포옹하는 거스 포옛 전북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 '솔직함과 명확함'으로 다잡은 팀
포옛 감독은 위기관리뿐 아니라 선수단 장악력에서도 탁월했다.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전북 팀의 특성상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었지만, 그는 직설적인 소통과 단호한 기준으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올 시즌 선발 6경기, 교체 14경기에 그친 이승우는 "감독님은 우리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그 안에서 신뢰를 쌓게 한다"고 말했다. 정조국 코치도 "지시가 단순하고 명확해서 선수들이 혼란이 없다"고 평가했다.
포옛 감독은 유망주를 발굴하는 눈도 뛰어났다. 전진우는 K리그 대표 공격수로 도약했고, 부진했던 티아고는 신뢰 속에 부활했다.
◆ "이제는 더블 도전"…포옛, 첫 해 새 역사 쓸까
전북은 이제 12월 6일로 예정된 광주 FC와 코리아컵 결승에서 '더블(2관왕)'에 도전한다. 우승하면 포옛 감독은 전북 역사상 최초로 부임 첫 해에 리그와 컵대회를 동시 제패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이전까지 부임 첫 시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사령탑은 2019년 주제 모라이스, 2021년 김상식 두 명이 있었지만, 누구도 더블을 이루진 못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