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브라질전에서 무너졌던 홍명보호 스리백이 파라과이 상대로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10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서 전반 15분에 터진 엄지성(스완지시티)의 선제 결승 골과 후반 29분 오현규(헹크)의 쐐기 골을 터트리며 2-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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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박진섭. 2025.06.17 thswlgh50@newspim.com |
지난 10일 열린 브라질전서 0-5라는 굴욕적인 패배를 당해 홈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대표팀은 파라과이전 승리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브라질전에서 전반 2골, 후반 3골을 내줬던 수비라인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안정감을 찾은 게 고무적이다.
이날 수비진은 브라질전에서 보여줬던 기존의 스리백 형태를 그대로 갖춰 나왔으나 조합을 다르게 짰다. 브라질전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스리백을 가동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파라과이 상대로는 이한범(미트윌란)과 박진섭(전북 현대)을 김민재의 파트너로 활용했다.
멤버 구성과 더불어 김민재의 위치 변화가 가장 이목을 끌었다. 그간 스리백의 중앙수비를 담당했던 김민재는 파라과이 상대로 좌측 스토퍼로 나섰고, 중앙 빈자리는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박진섭이 맡았다. 김민재의 빠른 발을 이용한 공격 가담과 수비 커버에 중점을 뒀고, 안정적인 수비와 라인 컨트롤이 장점인 박진섭을 스위퍼로 활용하는 전술적인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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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9.10 thswlgh50@newspim.com |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앙에서 부담감을 벗어던진 김민재는 왼쪽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수에 관여했다. 이날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나섰을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수비 시에는 빠른 스피드로 복귀해 상대 공격수를 미리 막아섰다. 스리백 구성과 위치 조정은 김민재의 장점을 한층 살릴 수 있었다.
김민재가 전진하면 박진섭이 그를 대신해 후방을 지켰다. 힘이 좋고 활동 반경이 넓은 박진섭은 김민재가 전진할 경우 그의 자리를 잘 메웠다. 후방 지휘도 제대로 했다. 박진섭은 파라과이전에서 패스 성공률 94%를 기록하며 빌드업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특히 자기 진영에서는 98%의 패스 성공률로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한범 대신 들어간 조유민 카드도 성공적이었다. 발이 빠르고 발밑 기술이 좋은 조유민은 투입 직후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오른쪽 측면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에게 도움을 줬다. 수비 때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한발 빠른 커팅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이 또한 박진섭이 수비 지원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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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남자 축구 대표팀 수비수 조유민.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01 thswlgh50@newspim.com |
홍명보 감독은 "박진섭은 소속팀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중앙 수비수 역할도 한다. 김민재와는 다른 타입의 선수다. 조금 더 경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김민재는 상대와 부딪치거나 일대일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선수다. 생각대로 잘 맞았던 거 같다. 역할 분담 등 잘 맞았던 거 같다. 박진섭이 가운데에서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개인적으로는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다 비슷하다. 어디가 편하고, 어디가 불편한 것은 없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3백에서 왼쪽에서 뛴 것은 튀르키예에서 한 두 번 있었다. 주로 왼쪽 센터백을 봤다. 비슷한 포지션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수비 어느 위치든 불편한 곳은 없다. 가운데에서 뛸 때는 커버 위주로 플레이를 하고, 스토퍼 역할을 할 때는 압박도 많이 하고, 공을 몰고 가면서 공간을 만든다. 불편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