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수수료, 판매액 2할..."저가 상품 판매 시 부담 커"
"한 달 간 주문 두건...매출 부진 이어지면 서비스 중단"
이브자리, 수요 조사만 '주구장창'...실질적 지원 방안 必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침구류 브랜드 이브자리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나섰지만, 대리점주의 반발 탓에 실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대리점주 대부분은 매출 저조, 높은 수수료율 등을 근거로 본사의 지원을 원하지만 정작 이브자리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안을 수립하지 못했다.
◆ "한 달간 주문 두건"...저조한 서비스 매출에 불만 고조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브자리는 내년까지 전국 100개 매장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리점주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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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자리 로고 [사진=이브자리] |
한 대리점주는 "아직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며, 다른 이브자리 대리점주도 "공문 같은 걸 받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대리점주의 반응이 비관적인 것은 관련 매출과 대중 관심도가 워낙 저조하기 때문이다. 서울 내 이브자리 대리점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이후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이 온 건 고작 두건"이라며 "더구나 4만원대의 저가 상품들로 주문이 들어온 게 다여서 매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배달 기사 분들도 '여기가 음식점 아니냐?'는 식으로 헷갈리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서비스 인지도가 떨어진다"며 "앞으로 몇 달은 더 지켜볼 생각인데, 매출 관련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퀵커머스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달 수수료가 높다는 점도 대리점주의 불만을 일으켰다. 현재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몇몇 대리점에 따르면 퀵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침구류를 판매할 때 쿠팡 이츠에 매출액의 8.8%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배달비까지 더하면 대리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판매액 대비 약 20%까지 오른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브자리 대리점주는 "비싼 상품을 팔면 20%를 제외하고도 남는 게 있지만, 퀵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팔리는 건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이라며 "4만원어치를 팔면 수수료, 배달비에만 8000원이 나가는 건데 대리점주로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 본사 조치는 희망 조사뿐...대리점주 하소연에도 이브자리 '뒷짐'
이처럼 서비스 관련 대리점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이브자리 측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현재는 퀵커머스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는 매장을 모집하고 있는 단계다"며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상시로 희망 매장을 모집하는 것 외에는 참여 대리점을 확대하려는 조치를 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리점 지원에 소홀한다면 대리점 확대는 요원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수료 지원이나 대리점 역량 제고 등이 뒷받침돼야 대리점의 서비스 참여 의지가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이브자리 대리점 관계자는 "이브자리 매장은 일반 배달 음식점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준비해야 하는 제품이 수십 가지에 이를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퀵커머스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 문제나 매출, 상품 준비 등 여러 방면에 대한 본사 측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초에 본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입을 강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더구나 퀵커머스 서비스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대리점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긴 사실상 어렵고, 본사의 실질적인 지원책이나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본사의 재정적 부담이 잇따르기 때문에 이브자리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