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대비 가벼워…항공기 최적 디스플레이로 부상
항공 디스플레이 시장, 2032년 4조 달러 성장 전망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손잡고 항공기용 OLED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대비 가볍고 유연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성을 활용해 항공기 최적 디스플레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보잉과 협력해 항공기용 OLED 패널을 개발 중이다.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항공사와 승객의 경험을 차별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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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기내용 디스플레이. 주변 인테리어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다가 사용자가 필요할 때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LG디스플레이] |
지난 4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항공기 인테리어 엑스포 2025(AIX 2025)에서는 보잉의 자회사 보잉 앙코르 인테리어스와 함께 캐빈용 55인치 OLED 웰컴보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항공 디스플레이 최초로 '샤이 테크(Shy-Tech)' 기술을 적용해 평상시에는 주변 인테리어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눈에 띄지 않다가 승객 탑승 시 환영 인사, 비행 정보, 좌석 배치 등이 화면에 나타나는 방식이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LG디스플레이, 보잉, LIG넥스원은 AIX 2024에서 공동 개발한 항공 OLED 시제품을 공개하며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출입구용 55인치 대형 OLED, 천장 곡면에 맞춘 커브드 OLED, 칸막이용 투명 OLED, 갤리용 OLED 등 캐빈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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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잉·대한민국 파트너십 7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4 aykim@newspim.com |
보잉 측도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24일 보잉코리아 창립 7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LG와 함께 협업을 통해서 OLED 기술을 어떻게 항공기에 적용시키고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와 여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OLED가 항공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백라이트가 없는 만큼 LCD보다 가볍고 얇아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휘거나 투명하게 구현이 가능해 공간 제약이 큰 항공기에 적합하다. 화소 자체가 빛을 내 완벽한 블랙과 높은 색재현율을 구현해 기내 같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블루라이트 방출량이 LCD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장거리 비행에서도 승객 피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장에서는 항공기 디스플레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기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평균 5.7%의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32년까지 4조4859만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과의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성뿐만 아니라 디자인, 경험 면에서도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항공기용 OLED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블루오션인 항공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와의 협력이 LG디스플레이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항공 OLED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의미"라며 "TV와 IT 중심의 기존 OLED 사업에서 벗어나 항공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