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로슈 등 미국 투자 확대 약속…EU는 '15% 상한' 협정으로 방패막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브랜드·특허 등록 의약품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제약주가 요동쳤다. 그러나 충격의 강도는 지역별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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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아시아 제약주 5% 이상 급락…유럽은 제한적
아시아·태평양 상장 제약주 상당수가 26일 아시아 거래에서 5%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유럽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런던 현지시각 오후 1시 5분 기준, 유럽 제약사들을 추적하는 스톡스 유럽 토탈마켓 제약(Stoxx Europe Total Market Pharmaceuticals) 지수 구성 종목 중 40여 개 기업 가운데 2% 이상 하락한 곳은 세 곳뿐이었다. 스위스 노바티스(+0.4%), 영국 GSK 등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유럽 대형 제약사들이 '미국 현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약속한 덕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 "2030년까지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로슈 역시 5년간 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내놨다. 두 회사 모두 신규 연구·개발(R&D) 센터와 인디애나·펜실베이니아·매사추세츠·캘리포니아 등지의 생산시설 확충을 예고했다.
◆ EU, '15% 상한' 협정으로 방어막
유럽연합(EU)은 올여름 미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을 통해 EU산 의약품·반도체·목재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보장받았다. EU 집행위는 성명을 통해 "유럽은 유일하게 미국으로부터 포괄적 상한선을 확보한 파트너"라며 "유럽 기업들이 100% 관세의 직격탄을 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 아시아는 '희비'…싱가포르가 최대 리스크
아시아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아시아 담당 수석은 "아시아는 미국 제약 수입의 20% 이상을 차지해 소비자 부담이 클 수 있다"며 "미국이 추가 보호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일본·한국은 무역 협정 보호를 받아 안전, 인도는 주로 제네릭(복제약)을 수출해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반면 싱가포르는 고부가가치 특허 의약품 의존도가 높아, 미국 현지 투자 없이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