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기반 '솔루션 랩'...외식 자영업자 맞춤형 서비스 강화
식자재 유통서 쌓은 데이터 활용...기술 플랫폼과 3자 협엽체제 구축
한화와 푸드테크 협업도 추진...시너지 통해 솔루션 사업 고도화 기대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CJ프레시웨이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로 무장하며 외식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메뉴 추천, 신메뉴 개발 컨설팅, 자동화시스템 도입까지 전방위 지원을 강화하며 외식 자영업자의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솔루션 랩(Solution Lab)'을 중심으로 한 외식 솔루션은 단순한 식자재 공급을 넘어, 사업 기획·운영·성장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 사업은 빅데이터와 푸드테크가 결합한 신기술 총집약체라 할 수 있습니다. 외식 솔루션 사업은 식자재를 단순 납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플랫폼' 생태계로 진화한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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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 외식 솔루션 랩 홈페이지. [사진=CJ프레시웨이] |
◆AI 큐레이션 접목 확대...맞춤형 식자재·메뉴 추천까지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영세 사업자가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분산돼 있으며, 전화 주문, 대면 거래 등 전통적인 방식이 여전히 주를 이룹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1년 디지털혁신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 기반의 경영 환경을 조성하며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데이터 포탈을 비롯해 ▲고객관계 관리시스템 ▲메뉴 관리시스템 등을 새롭게 구축해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나섰습니다. 지난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구축형(On-Premise)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이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의 디지털화 성공을 토대로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솔루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가 선보인 외식 솔루션은 전용 상품 개발, 메뉴 컨설팅, 점포 운영 매뉴얼 수립, 브랜딩 등 보유 역량과 협력사 솔루션을 한 데 모아 외식 사업의 창업기, 성장기, 성숙기 등 생애 주기별 100여 가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식당 운영자들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검증된 신메뉴를 신속히 도입해 외식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외식 솔루션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일단 CJ프레시웨이가 식자재 유통 기업 1위로서 확보한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 트렌드를 읽고, AI 분석으로 잘 팔릴, 매장 효자 메뉴를 제안합니다.
회사가 활용하는 빅데이터는 다년 간 쌓은 식자재 유통 노하우는 물론, 직접 식자재 납품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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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식자재를 구입하는 CJ프레시웨이의 온리원 푸드넷 페이지. [사진=CJ프레시웨이] |
CJ프레시웨이는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주문시스템 '온리원 푸드넷(Onlyone Foodnet)'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리원 푸드넷은 AI를 기반으로 한 상품 큐레이션(curation, 추천) 기능을 통해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구매 패턴이 유사한 고객들을 그룹으로 군집화(Clustering)하고, 그룹별 특성에 따른 상품들을 자동 추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피스, 병원, 식당 등 업종 중심의 단순 분류에 그쳤다면, 현재는 비슷한 구매 패턴을 띄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더 정밀한 타기팅(targeting)이 가능합니다.
AI 상품 큐레이션 유형으로는 ▲구매 이력 없으나 유사 그룹 내 인기 높은 상품 추천 ▲함께 자주 구매하는 연관 상품 추천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체 상품 추천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가 높은 추천 유형은 '구매 이력은 없으나 유사 그룹 내에서 인기 높은 상품 추천'입니다. B2B 고객은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와 달리, 새로운 식자재를 찾기보다 기존에 쓰던 식자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구매 전환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한 기업의 구내식당에서는 A 브랜드의 과일 음료만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데 유사 고객군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과일 음료 브랜드가 B일 경우, B 브랜드의 과일 음료를 추천하는 식입니다.
현재 4만여곳의 고객사가 AI 상품 큐레이션 기능을 통해 다양한 상품들을 추천받고 있으며, 추천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금액은 올 2분기 누적 기준 200억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뛰어넘은 실적입니다.
AI 상품 큐레이션 기능을 정교화해 외부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도 추진 중입니다. 내부 식자재 주문 시스템에 적용된 유사 그룹 기반 개인화 마케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외식업체 상황 및 특성에 따라 필요 상품 등을 예측하고,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합니다.
해당 기능은 현재 CJ프레시웨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POS(Point of (point-of-sales, 판매 시점 정보 관리) 전문기업인 오케이포스의 식당 매출관리 서비스 앱 '오늘얼마' 내 식자재 주문 페이지에 적용돼 있다. 식당 운영자가 오늘얼마 앱에 로그인하면, 해당 업장에서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들이 메인 화면과 팝업 배너에 노출되는 식입니다.
CJ프레시웨이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기존 고객 만족도 향상과 동시에 외부 고객 유입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큐레이션 기능의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단순한 식자재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읽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큐레이션 기능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 활동은 상품 구매율 증가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전통적인 식자재 유통 시장에 AI 기술을 접목해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시장 산업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푸드테크로 사업 고도화...로봇·데이터 협업 확대 추진
이러한 식자재 맞춤형 상품 큐레이션은 외식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2021년 10월 국내 식자재 유통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선언했던 CJ프레시웨이는 기업 간 거래(B2B) 고객 전용 주문시스템인 '온리원 비즈넷(Onlyone Biznet)'에 맞춤형 식자재 추천 기능을 도입해 고객사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 론칭한 '온리원 비즈넷'은 1년여 간 솔루션들을 적극 발굴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86가지의 솔루션을 확보했습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 사업의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O2O, Online to Offline) 전환과 동시에, 외식 솔루션(고객 사업 컨설팅)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식자재 유통 기업의 노하우와 오케이포스 등 기술 플랫폼의 데이터 인사이트를 결합해 독보적인 고객 경험을 설계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테면 POS 주문 연계 시스템을 통해 메뉴 판매 추이, 식자재 주문량 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외식 트렌드 및 상품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프랜차이즈 브랜드 기획, 메뉴 개발, 점포 운영 컨설팅 등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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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가 외식 솔루션을 적용한 외식 브랜드 '쇼지' 외부 전경. [사진=CJ프레시웨이] |
대표 협업 사례는 지난해 6월 오케이포스가 서울 삼성로에 오픈한 외식 브랜드 '쇼지'입니다. CJ프레시웨이가 브랜드 기획, 메뉴 구성, 인테리어, 운영 매뉴얼 수립 등 컨설팅 전반을 수행했습니다. 오케이포스는 키오스크, 주문정보 통합처리 시스템 등 기술 솔루션으로 운영 효율을 높였습니다. 쇼지는 양사 통합 솔루션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성장기에 접어들었으며 맛, 공간, 편의 등 다방면에서 고객 호평이 이어지며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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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 CI [사진=CJ프레시웨이] |
또 CJ프레시웨이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협력체계도 구축한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이미 데이터 플랫폼 운영사인 누벤트,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와 데이터 공동 활용을 위한 3자 업무협약도 맺었습니다.
누벤트는 외식 매장 데이터 플랫폼 '앳트래커'를 운영하며, 실시간 매장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메뉴별 판매량, 배달 주문 이력, 식자재 소비량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켓보로는 식자재 유통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마켓봄'과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통해 다양한 식자재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외식 업체의 식자재 구매부터 매출 발생 단계까지 전 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개발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를 분석해 그에 맞는 식자재를 추천하고 필요시 주문까지 자동으로 연결되는 식입니다. 또 CJ프레시웨이가 식자재 판매처로 입점한 마켓보로의 오픈마켓 '식봄'에 누벤트의 '앳트래커' 서비스를 연동하는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한 공동 마케팅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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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보틱스가 선보인 휴게소 조리 로봇. [사진=한화로보틱스] |
특히 CJ프레시웨이는 한화로보틱스와 손잡고 급식·외식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지난해 3월 양사는 푸드서비스(급식·외식) 자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한화로보틱스는 자체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식음 서비스 관련 로봇 및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단체 급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모델 검증과 현장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기술 개발 ▲시범 운영 ▲생산성 검증 및 효과 분석 ▲최적 모델 도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입니다.
한화로보틱스의 푸드테크 기술력과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 사업의 노하우가 결합해 시너지가 발생하면, CJ프레시웨이의 푸드 서비스 사업이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