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사흘간 뉴욕주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서 열려
양팀 에이스 셰플러 vs 매킬로이 대결 여부 최대 관심
골프광 트럼프 공식 방문... 양팀 응원전 더욱 뜨거울듯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과 유럽의 '샷 전쟁' 전운이 짙게 드리워졌다. 45회째인 라이더컵이 26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파70·7398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라이더컵은 상금이 없다. 그럼에도 선수들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전장이다. '유럽팀 승리 멘탈리티의 설계자'로 불렸던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1957~2011)는 생전에 "라이더컵은 전쟁이다. 한 번 지면 다시는 져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미국팀에서 강한 승부욕으로 명성을 날렸던 패트릭 리드는 "국가를 위해 뛰고 동료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는 기분만큼 값진 경험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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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를 맞는 라이더컵 홀 깃발. [사진=라이더컵 홈페이지] |
역대 전적은 미국이 27승 2무 15패로 앞서지만 최근 20년은 유럽이 주도했다. 2000년 이후 유럽은 8승 3패로 압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던 2023년 대회에서 유럽은 미국을 16.5대 11.5로 이겼다. 유럽팀의 원정 승리에서는 2012년 일리노이주 미라클 오브 메디나(Miracle of Medinah) 대회에서 14.5대 13.5로 이긴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 대회에서 유럽이 이기면 13년 만의 원정 승리다.
유럽팀은 선발 포인트 랭킹 1~6위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 라스무스 호이고르(덴마크)를 포함해 단장 루크 도널드 지명 몫 선수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욘 람(스페인),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매튜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등 12명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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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팀 선수들. [사진=라이더컵 홈페이지] |
미국은 선발 포인트 1~6위에 올라 자동 선발된 스코티 셰플러, J.J. 스펀, 잰더 쇼플리, 러셀 헨리, 해리스 잉글리시, 브라이슨 디섐보와 함께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 벤 그리핀, 캐머런 영, 패트릭 캔틀레이, 샘 번스가 미국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의 선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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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 선수들. [사진=라이더컵 홈페이지] |
라이더컵은 첫날 포볼(4경기)-포섬(4경기), 둘째 날 포볼(4경기)-포섬(4경기),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12경기) 등 총 28경기가 열린다.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이다. 전년도 우승팀인 유럽은 승점 14점, 미국은 14.5점을 확보해야 정상에 오른다.
개최지인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는 '몹시 어려운 코스'로 악명 높다.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깊다. 2002년 US오픈 당시 타이거 우즈만 언더파를 기록했고, 2009년 루카스 글로버(미국)의 우승 스코어도 4언더파에 불과했다. 홈팀 미국이 코스 셋업 권한을 갖고 있어 러프 길이, 그린 스피드, 핀 위치까지 세밀히 조정해 장타·파워형 선수가 많은 미국팀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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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 라이더컵이 열리는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 [사진=로이터, 라이더컵 홈페이지] |
이번 대회의 최대 볼거리는 양 대륙의 에이스 셰플러와 매킬로이 맞대결 성사 여부다. 두 선수는 2021·2023년 대회에서 나란히 출전했지만 직접 맞붙은 적은 없다. 셰플러는 올해 메이저 2승, 시즌 6승으로 PGA 투어를 평정했다. 아이언 샷과 티샷 정확도에서 투어 1위이며, 유일한 약점인 퍼트마저 시즌 후반 들어 안정세다. 매킬로이는 올 시즌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올해 마지막 가장 어려운 도전은 라이더컵 원정 승리"라고 말했다. 유럽팀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8번째 출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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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 에이스 스코티 셰플러(왼쪽)와 유럽팀 에이스 로리 매킬로이. [사진=로이터, 라이더컵 홈페이지] |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이다. 이번 대회에 공식 방문해 뉴욕 갤러리와 함께 미국팀을 응원한다. 가뜩이나 관세 전쟁으로 '트럼프 반감'이 높았던 유럽인들의 승리욕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팀 원정 갤러리와 뉴욕 홈 관중의 광적인 응원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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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미국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왼쪽)와 루크 도널드가 23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23 psoq1337@newspim.com |
경력직과 초보 단장의 격돌도 주목을 끈다. 유럽팀 지휘봉은 이번에도 루크 도널드가 잡았다. 그는 2023년 전임 헨리크 스텐손이 LIV골프로 이적하면서 팀을 맡아 2023년 우승으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반면 미국 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는 지휘자라기보다 플레이어에 가깝다. 2012·2014년 두 차례 라이더컵 선수로만 뛰었을 뿐 부단장 경험조차 없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셀프 선수 지명'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