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발표…3476명 응답
위탁부모, 현행법상 아동에 대한 법적 권한 없어
수술동의서도 서명 불가…응답자 84.3% 비판적
과제 1순위 '양육비 현실화·지역별 보조금 통일'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가정위탁제도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8명이 위탁부모가 아동의 수술 동의서 등에 서명할 수 없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권익위는 국민 정책 참여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가정위탁 제도 관련 3476명의 국민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설문 참여자 중 2003명은 국민생각함을 통해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사전 모집단 국민패널이다. 전체 응답자 절반 이상인 2059명(59.2%)이 남성, 여성은 1417명(40.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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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 전경 [사진=국민권익위원회] 2021.08.17 dragon@newspim.com |
연령대별 응답자 수는 10대 이하 4명(0.1%), 20대 236명(6.8%), 30대 886명(25.5%), 40대 1087명(31.3%), 50대 712명(20.5%), 60대 442명(12.7%), 70대 이상 109명(3.1%)으로 집계됐다.
응답 결과 위탁아동이 당장 수술받아야 하는 위급 상황에서 위탁부모가 법적 보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술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낸 응답자는 2931명(84.3%)으로 나타났다. '매우 불합리' 및 '불합리' 응답자는 각각 1706명(49.1%), 1225명(35.2%)이었다. 현행법상 위탁부모는 아동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는 동거인 신분이다.
가정위탁제도 자체의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488명(71.6%)은 가정위탁제도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거나 '들어는 봤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답해 제도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홍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가정에 매달 지급하는 양육보조금 수준도 현실과 인식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지원금은 월 30만~50만원 수준이지만, 응답자의 과반수(61.1%)는 '월 70만원 이상'이 지원될 것으로 생각했다. 보조금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게 지급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응답자 73.3%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위탁제도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에는 '지역 격차 없는 양육비 현실화와 국가 책임 강화'(37.1%)가 첫 번째로 꼽혔다. 이어 '의료 동의, 통장 개설 등 위탁부모에게 최소한의 법적 권한 부여'(29.5%), '가정위탁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대적인 공익 홍보 및 캠페인'(17.0%) 순이었다.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위탁가정을 돕고자하는 의지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78.8%가 위탁가정을 위한 경제적 후원에, 86.4%는 전문지식 등을 활용한 재능기부 참여'에 긍정적인 의사를 보였다.
김기선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제도개선안에 충실히 담아, 국민의 목소리가 정책 현장에 생생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