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개막작 선정부터, 첫 공식 경쟁 부문을 도입해 시상에 나선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열흘 간 진행되는 가운데 개막식이 오후 6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개막식 사회를 개막작 주연인 배우 이병헌이 맡은 가운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개막식에 앞선 레드카펫엔 국내외의 다양한 영화배우, 영화인들이 참석하며 아시아 대표 국제영화제의 30주년을 축하했다.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 손예진, 염혜란, 박희순, 이성민을 비롯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강 감독, 배우 한효주, 전종서, 한소희, 심은경, 유아, 이수혁, 정수정, 김유정, 블랙핑크 리사 등이 참석해 화려한 차림으로 부산의 밤을 수놓았다. 하정우, 박근형, 예수정, 이혜영 등 중견 배우들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배우 밀라 요보비치, 일본 배우 사카쿠치 켄타로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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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17 choipix1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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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17 choipix16@newspim.com |
올해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 동네방네비프 상영작 32편이 출품됐다. 공식 초청작은 지난해 대비 17편이 늘었고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90편이며, 총 328편이 상영된다.
이날 개막식 이후엔 개막작으로 선정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상영된다. 영화적으로 성취가 인정되고 대중적으로도 화제성이 높은 작품을 고르는 개막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처음 선정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부산으로 집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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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배우 이병헌이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7 choipix16@newspim.com |
30주년 역사의 영화제 개막식 단독 사회를 맡게 된 배우 이병헌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신기하다. 91년도에 데뷔를 하고 95년도에 첫 영화를 찍어서 올해 30년차 영화배우가 됐다. 30년이 돼서야 이제 조금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신기한 건 부산영화제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 나와 같이 성장했다"라고 부산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시간은 우리를 많이 바꿔 놓지만, 영화 만큼은 변함 없는 설렘을, 늘 새로운 시작을 가져다 준다. 또 다른 시작을 이제 해보려고 한다"라며 새로운 30년 도약을 위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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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멜리아상을 수상한 대만 배우 실비아 창. [사진=네이버TV] |
개막식에서는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위상을 드높이고, 선구적인 여성영화인들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널리 알리기 위해 BIFF와 샤넬이 함께 마련한 까멜리아상 시상도 이어졌다. 수상자로 선정된 대만 배우 실비아 창은 "정말 고마운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 큰 영광"이라며 "1972년 배우로 첫 작품을 했는데, 그때부터 영화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왔다. 중간에 결혼도 하고 엄마도 됐지만, 영화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각본도 쓰고 감독도 하고 프로듀서도 하면서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다. 힘들었냐고? 당연하다. 근데 그런 어려움들이 오히려 더 큰 힘이 됐다. 그런 의미로 까멜리아 꽃이 저에게는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 같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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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로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정지영. [사진=네이버TV] |
올해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된 정지영 감독은 "조감독부터 해서 영화 시작한 지는 50년이 됐다. 반세기 오십년이 순탄치 않았다"면서 군사독재시절 검열, 헐리우드 영화의 지배력, 대기업의 독과점과 싸웠던 때를 떠올렸다. 정 감독은 "그 길고 넓은, 거친 강을 건너온 건 저 혼자가 아니고 수많은 동료, 선배, 후배들이 있다. 그들을 대신해서 이 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동료 영화인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부산 바다는 항상 새로운 파도를 보여준다.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다. 지금 잠시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한국 영화인들은 새롭고 힘차고 바람직한 영화들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부산국제영화제 관객들과 해외 게스트 여러분 어딘가 보석같은 한국 영화들이 숨어있으니 찾아서 많이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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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 [사진=네이버TV] |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의 주인공이 된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17년간 그 이후로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훌륭한 영화제에 올 수 없었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자유, 영화의 자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싸워왔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영화를 만드는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상은 그 싸움의 최전선에 있는 모든 독립영화인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공식 경쟁 부문을 도입한다. 부산 어워드(Busan Award)를 신설해 대상·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의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영화제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 동네방네비프 상영작 32편이 출품됐다. 공식 초청작은 지난해 대비 17편이 늘었고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90편이며, 총 328편이 상영된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14편으로는 '고양이를 놓아줘'(감독 시가야 다이스케), '광야시대'(감독 비간), '다른 이름으로'(감독 이제한), '또 다른 탄생'(감독 이저벨 칼란다), '루오무의 황혼'(감독 장률), '소녀'(감독 서기), '스파이 스타'(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감독 임선애),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감독 나가타 고토), '여행과 나날'(감독 미야케 쇼), '왼손잡이 소녀'(감독 쩌우스칭), '지우러 가는 길'(감독 유재인), '충충'(감독 한창록), '허락되지 않은'(감독 하산 나제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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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영화 '로맨틱 어나니머스'에 출연한 배우 한효주와 츠키카와 쇼 감독이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17 choipix1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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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09.17 choipix16@newspim.com |
기념비적인 첫해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진 거장 나홍진 감독을 위촉했다. 홍콩 배우 양가휘, 인도의 세계적인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의 여성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영화 '콜럼버스', '애프터 양'의 코고나다 감독,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배우 한효주가 경쟁 부문 심사에 참여한다.
부대행사로는 커뮤니티비프, 동네방네비프가 확대 운영되고 오픈시네마, 액터스 하우스, 마스터 클래스, 스페셜 토크 등도 준비된다. 올해는 특별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를 신설해 봉준호 감독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까지 다양한 영화인들의 영화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2025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도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벡스코 제2전시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열린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