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종청사 인근 식당서 첫 기자간담회
"한미 관세협상 교착국면…밀고 당기는 과정"
"다음 세대에 어떤 대한민국 이어지게 할지 고민"
韓 근로자 구금에 "러트닉 장관도 굉장히 당황"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주 방미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관세협상에서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높였다"면서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취임(7월 21일)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그는 '관세협상 후속 협의에서 어디까지 합의됐고, 남은 쟁점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협상이라는 게 밀고 당기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3500억불(한화 약 482조)을 다 가져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마스가(MASGA) 1500억불처럼 우리 기업들이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미국이 다 가져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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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책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9.16 dream@newspim.com |
'정부가 지나치게 깜깜이 협상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의 상황도 디테일하게 바뀌는 과정"이라면서 "협상 과정에서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게 있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협상 과정에서)서로 터프하게 왔다 갔다 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제가 말은 조용히 하지만 (러트닉 상무장관과)같이 있을 때는 책상도 치고 서로 목소리가 올라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측에서 저희한테 '이것을 말이라고 하느냐'고 하기도 하고, 저희도 똑같이 말한다"면서 "서로 그런 부분들이 계속 오고 가고 있는 과정이고, 최종적인 딜(거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책을 3번 봤는데, '10을 가져가려면 100을 요구해라'는 내용이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 협상을 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저쪽(미국)이 불합리하면 우리(한국)도 불합리하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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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미 양국 기관·기업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조선·원자력·항공·LNG·핵심광물 등 5개 분야에서 11건의 계약 및 MOU가 체결됐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8.26 photo@newspim.com |
김 장관은 또 "(협상에 임할 때) 다가오는 세대에 어떤 대한민국을 계속 이어지게 할까 그런 고민을 한다"면서 "우리 한국이 세계 속의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어떻게 관계를 갖느냐는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이 된다"면서 "잘 알듯이 트럼프 행정부는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다. 10년 전, 20년 전에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국 갈 때마다 영화 '역린'을 본다"면서 "영화에 나오는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말을 생각하며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 근로자들에 대한 구금 사태와 관련해서는 "러트닉 장관이 본인 입장에서도 굉장히 당황한 이슈였다"면서 "트럼프나 미국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것이고, 국무부 차관보도 엊그제 유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