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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사퇴 압박 격화' 법관들 "정책 찬성 취지라면 지나쳐...판사들도 속만 앓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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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 대법원장 사퇴요구하며 '탄핵'까지 거론
李 권력 서열 발언에 법원 내부선 "민주주의 부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홍석희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격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선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터져나오면서, 정부·여당의 '사법개혁'에 강제로 적극 동참하라는 압박이 아니냐는 지적이 확산하고 있다.

법관들은 정부·여당을 겨냥해 사법개혁 정책에 찬성하라는 취지라면 지나친 요구라며 반박하는가 하면, 사법부가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며 절망감을 드러내는 등 속앓이 중이다. 여당은 급기야 조 대법원장 탄핵을,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 탄핵을 압박하며 양당의 충돌이 가시화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법원의 날 기념사를 통해 "사법부가 그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이후 여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조 대법원장 거취 문제는 단순히 개인 신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조 대법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당내에선 조 대법원장이 탄핵 대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 본인이 스스로 재판 독립과 법원의 정치적 중립을 어긴 것 아닌가.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한가. 대통령 위에 있는가. 국민들의 탄핵 대상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통령실은 조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으며 앞으로도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전날 강유정 대변인의 발언으로 대통령실 또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 대변인은 전날 조 대법원장 사퇴와 관련해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서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법원 내부에선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조 대법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시점과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현재 대법원장 사퇴를 거론하는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며 "설마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때문이라는 생각하지 않고, 법원이 대법관 증원이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에 대해 반대하기 때문이라면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참여해 같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결국 법원을 압박해 본인들의 정책에 가능하면 찬성해달라는 취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이건 너무 좀 과도하고 지나친 요구"라고 덧붙였다.

지방의 다른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일부 판사들이 현재 법원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것은 개인 의견"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법원 내부의 신임을 잃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고, 상황이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는 있다"고 전했다.

사법부를 겨냥한 정부·여당의 압박이 지나치다는 우려와 적극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대통령이 "최고 권력은 국민·국민주권, 그리고 직·간접 선출 권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법원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사법부 독립을 믿어주고, 법원의 재판 독립에 힘을 실어주면 목소리가 조금 나올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보다 더한 독재라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판사들도 속만 앓고 있다. 지금 분위기가 그렇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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